LTE 의존하는 '반쪽 5G(NSA)' 퇴출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신기술 필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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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방안을 확정하면서 5G 단독모드(SA, Standalone)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했다.
이는 과거 5G 서비스가 처음 제공됐을 당시 문제로 지적됐던 LTE 기반의 비단독모드(NSA, Non-Standalone)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초저지연·고신뢰 5G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5G SA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을 위한 필수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으로도 해석된다.
11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주파수 재할당 세부 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3G·LTE 주파수(총 370㎒폭)를 계속 사용하려는 통신사에 5G SA 서비스 제공을 의무 조건으로 제시했다.
5G SA는 5G 기지국과 코어망 전체를 5G 전용으로 구축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NSA와 달리 LTE 망에 의존하지 않는다. SA는 NSA 대비 통신 접속 시간이 2배 빠르고, 데이터 처리 효율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연시간 감소와 단말기 배터리 소모 절감 효과도 있다.
과기정통부의 남영준 주파수정책과장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나 5G 사물인터넷(IoT) 등 5G SA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들이 있다"며 "지금은 1개 사업자(KT)만 SA를 제공하고 있지만 3개 사업자가 전부 SA를 의무화하면 사업자들 간의 경쟁도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의무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강경책을 꺼낸 배경에는 통신 3사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돌입했음에도 여전히 5G NSA(비단독모드) 방식을 고수 중인 곳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5G SA를 도입한 곳은 KT뿐이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통신에 필수적인 '제어 신호'를 기존 LTE망에 의존하는 NSA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초고속 데이터 통신은 5G망을 이용하더라도, 진정한 5G의 초저지연(Low Latency) 특성 구현이 어려웠다.
정부가 5G SA 전환을 의무화한 것은 5G가 단순한 스마트폰 속도 향상을 넘어 미래 산업의 기반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SA는 지연 속도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원격 의료, 자율 주행, 실시간 로봇 제어 등 초고신뢰·초저지연 통신이 필수적인 기업간(B2B) 혁신 서비스에 핵심 역할을 한다. 또, 하나의 망을 여러 용도로 논리적으로 쪼개 쓰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SA에서만 가능한 차별화된 기능 제공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이용자가 데이터를 기지국으로 전송하는 업링크(Uplink)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기존 다운링크 중심의 네트워크 구조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G SA는 이러한 트래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구현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김협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는 "5G SA 없는 AI는 공허한 외침이다. 기존에 깔린 통신망을 활용해 5G SA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며 "독일, 일본, 미국 모두 정부가 통신 인프라에 개입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더 이상 민간 자율에만 맡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판단은 글로벌 흐름과도 맞물린다. 에릭슨이 최근 발간한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는 5G SA가 이미 세계 시장의 주류로 이동 중임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5G 가입자는 29억 건으로 전체 모바일 가입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2031년엔 64억 건으로 늘어 전체의 3분의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5G SA 가입은 약 41억 건(전체의 65%)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도 360개 통신사업자가 5G 서비스를 출시했고, 80곳 이상이 이미 SA를 구축하거나 상용화했다. 이는 국내 통신사들이 여전히 NSA에 머물러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시벨 톰바즈 에릭슨 CEO는 "5G SA 투자는 6G로 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며 "AI 전환 속도가 전에 없을 정도로 빨라지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가 없으면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맞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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