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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거리 곳곳을 채우던 붕어빵의 가격이 올해 들어 서울 강남·종로 등 도심을 중심으로 개당 1000~1500원까지 오르며 ‘붕플레이션(붕어빵+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3개 2000원, 2개 1000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원가 부담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노점 판매가 크게 오른 모습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산 붉은 팥 중도매 가격은 40㎏당 72만1800원으로, 1년 전(53만9400원)보다 33.8% 뛰었다. 올해 초 79만6600원까지 치솟은 뒤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국내 팥 재배면적 감소와 생산량 축소가 겹친 데다, 수입 팥 가격까지 오르며 대체 효과도 약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5년간 밀가루·설탕 가격이 각각 30~40% 가까이 올랐고, 붕어빵 구울 때 쓰는 LPG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노점 운영 부담은 더 커졌다. 자연스레 붕어빵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소비자들은 기존처럼 ‘저렴한 겨울 간식’으로 즐기기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수요가 빠르게 길거리 붕어빵에서 냉동 붕어빵으로 이동하고 있다. 집에서 에어프라이어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붕어빵이 ‘가성비 대체재’로 떠오른 것이다. 11~12개가 들어 있는 냉동 붕어빵을 5000~7600원에 구매할 수 있어 1개당 500~600원대로, 길거리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 ‘비비고 붕어빵’의 지난달 온라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출시 초기인 2023년 동절기 24만 개였던 판매량도 지난 시즌 30만 개로 약 30% 성장했다. 인기 상승에 힘입어 CJ는 말차 붕어빵을 추가 출시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기존 팥 붕어빵에 이어 말차·초코 맛 ‘츄러스 미니붕어빵’ 2종을 내놓았고, SSG닷컴은 간편식 브랜드 ‘오똘’과 함께 저당 붕어빵을 출시했다. 이디야커피는 겨울 간식 라인업에 붕어빵을 포함시켰으며, 세븐일레븐은 일부 점포에서 즉석 붕어빵을 판매한다. 오뚜기의 지난 시즌 붕어빵 매출은 40억 원을 기록했고, 풀무원 등 후발 주자들도 잇달아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팥·밀가루·LPG 등 원재료 가격이 조정되지 않는 이상 길거리 붕어빵 가격이 쉽게 내려가긴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합리적 가격의 냉동 붕어빵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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