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11일 캄보디아의 포격으로 파괴된 수린의 주택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태국군은 11일 캄보디아 국경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면서 태국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전투 재개 이후 태국에서 처음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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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태국에서도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충돌 중재를 위해 양국 정상들과 통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휴전 기대는 낮은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군과 캄보디아군은 이번 충돌의 책임이 여전히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는 태국이 민간인을 공격하는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군은 이날 캄보디아의 '민간인 공격' 주장을 반박하며 "캄보디아 국경에서의 격렬한 전투로 태국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이는 (캄보디아와) 전투 재개 이후 태국에서 발생한 첫 민간인 사망 사례"라며 "이번 전투로 태국군 9명이 사망하고, 12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태국 육군은 성명에서 "캄보디아군은 전날 밤 태국 진지를 향해 포격과 박격포 공격을 가했다"며 태국군도 같은 중화기로 대응해 적의 트럭을 파괴하는 등의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태국군은 민간인 거주 지역을 겨냥해 포격을 강화하고, (전투기) F-16 공습을 가했다"며 주택, 학교, 도로, 사원 등이 파괴돼 전날 기준 민간인 10명(영아 1명 포함)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은 이날 새벽 탱크, 포병 등을 동원해 캄보디아 영토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며 "태국군은 학교, 사원 등 민간인을 향한 '잔혹한 침략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캄보디아는 태국이 모든 적대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캄보디아의 영토 보전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침략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10월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계기 캄보디아와 태국 간 휴전 협정 서명식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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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휴전 협정 체결을 중재했던 말레이시아와 미국은 양국 국경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정상 통화 등 외교적 경로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번과 달리 태국이 제3국의 중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기 때문.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협정 체결을 중재했던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 9일 태국과 캄보디아 지도자들과 통화한 이후에도 충돌은 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각각 통화해 무력 충돌 중단을 요구할 예정이다. 그는 전날 "나는 내일(11일) 그들과 통화할 예정이다. 그들의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태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개입에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며 지난 7월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휴전을 성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은 이번 사안은 캄보디아와 태국 양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제3국의 중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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