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장관, 이 정부 첫 낙마
무거운 표정으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아래)와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위 오른쪽)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각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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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퇴한 11일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꼽혀온 전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낙마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내에서는 특검 등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전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공직을 내려놓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자세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차원의 조치에 관해선 “아직은 설만 무성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시간·장소 등 특정 가능한 근거가 나오면 윤리감찰단 진상조사 등 당대표 지시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청래 대표나 김병기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엄정 수사를 지시한 것과 비교된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대통령 발언이 세게 있었고, 구체적인 정황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당에서 별도 메시지를 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밑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서울시장과 함께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부산시장 선거가 당내 유일한 당선권 후보였던 전 전 장관의 사퇴로 판세를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전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비공개 최고위 회의서 대응 논의“별도 메시지 낼 상황은 아니다”
민주당 A의원은 “일단 거명이 됐으니 의혹은 털고 가야 할 텐데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수사기관에 들락날락하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면서도 “선거 전까지 의혹을 털어내면 출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B의원도 “내가 전 전 장관이고 정말로 떳떳하다면 선거를 접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C의원은 “전 전 장관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였다 해도, 그건 해수부 부산 이전을 성공시키고 부산의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냈을 때 이야기”라며 “설령 선거 전 무혐의를 받더라도 장관으로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임한 상황이라면 출마는 어려워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B의원도 “만약 전 전 장관의 출마가 불가능해지면 사실상 전략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문제는 인물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 차원에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2차 특검을 공언한 상황인 만큼 국민의힘의 특검 요구를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특검 도입에 대해 “정치적인 공격의 도구로 삼지 말고 객관적인 사실을 밝혀내는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도권 D의원도 “통일교 정치개입 의혹은 소나기일 수도, 보슬비일 수도, 장마일 수도 있지만 뭐든 피하려고 할수록 더 커진다”며 “선제적인 수사 요구 등 정면 돌파가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윤지·허진무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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