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3 (토)

    유럽 변방서 브렉시트까지… 지리 통해 본 英 1만년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리는 운명이다/ 이언 모리스/ 임정관 옮김/ 글항아리/ 4만9000원

    미국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고전학과 월러드 석좌교수인 저자는 고고학과 역사학 증거를 토대로 영국과 세계의 1만년 역사를 톺아보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기원과 세계 정치의 미래에 대한 통찰, 주민 70%가 브렉시트에 찬성하며 ‘브렉시트의 수도’로 불리게 된 도시 스토크온트렌트에 대한 회고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그는 세 개의 지도를 통해 지리가 영국에 부여한 운명과 영국인이 운명을 해석하고 대처해온 역사를 풀어낸다. 첫 번째 지도는 기원전 6000년부터 서기 1497년까지 7500년 동안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헤리퍼드 지도다. 이 지도에서 세계의 중심은 예루살렘이고 영국은 가장자리에 있다. 바다는 여전히 장벽이었고, 영국은 자신이 유럽의 일부임을 반복해서 확인해야 했다.

    세계일보

    이언 모리스/임정관 옮김/글항아리/4만9000원


    그러나 유럽인들이 장거리 항해가 가능한 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1497년부터 세계 지도가 두 번째 지도인 매킨더 지도로 넘어간다. 유럽의 가장자리에 있던 영국의 무대가 지구의 대부분으로 확장되고 영국은 그 중심에 선다. 영국 제도를 하나의 국가로 통합했고, 북아메리카·호주·뉴질랜드에서 중동, 아시아에 이르는 방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이 ‘거인의 시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1945년에 끝난다.

    세 번째는 1945년부터 2103년을 아우르는 부의 지도다. 창출한 부의 양에 비례해 공간을 할당한 이 지도에서 영국은 북미, 서유럽, 동아시아 사이에 끼어 있다. 세계 무대는 미국, EU, 중국으로 붐비게 되었고, 영국은 중심에서 점차 밀려났다. 제국은 사라졌고, 스코틀랜드는 독립을 논의했으며, 아일랜드 대부분은 이미 영국을 떠났다.

    저자는 “영국이 유럽 및 더 넓은 세계와 맺어온 관계를 이끈 힘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기 위해서는 수천 년의 시간을 살펴보아야 한다”며 이를 통해 “왜 브렉시트가 어떤 이들에게는 강력하게 설득력이 있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끔찍해 보였는지, 그리고 그다음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