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법왜곡죄는 문명국의 수치”
사법 개혁안 공청회선 우려 쏟아져
눈 거슬리면 좌천…檢 ‘입틀막’ 인사
웃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11일 국회에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과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의 진원지가 국회”라며 여야 협치 부재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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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법제처장을 지내 보수 인사로 분류된다. 이런 그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진보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 진영 갈등 해소와 진정한 국민 통합 실현을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이날 이 위원장은 “진영 논리에 입각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국민 통합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의 진원지가 바로 국회”라고도 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위원장 말대로 ‘국론 분열의 진원지가 국회’라면 원내 과반 다수당이자 집권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지 않겠나. 정 대표는 이 위원장의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소수 야당의 주장도 경청하는 ‘관용’과 ‘협치’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마련한 사법 개혁안을 주제로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도 법률가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법원행정처를 폐지해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박탈하고 친여 성향 법조인들이 대거 대법원에 입성할 수 있도록 대법관 정원을 대폭 늘리는 등의 방안에 대해 박은정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사법 ‘개혁’인지 ‘통제’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분노는 사법 개혁의 동력이지만 내용이 될 순 없다”고 일갈했다. 우리 사법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는 입법을 추진하며 사적인 감정에 휘둘려선 결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 다 문재인정부 시절 중용된 법률가란 점을 감안하면 진보 진영조차 여당의 일방 독주에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낀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민주당의 자성을 거듭 촉구한다.
11일 법무부의 검사장 인사를 놓고선 이른바 ‘입틀막’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검사장 4명이 좌천되거나 심지어 강등을 당하는 불이익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중 2명은 발령과 동시에 사표를 내는 것으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국민을 상대로 한 여러 여론 조사에서 ‘항소 포기는 잘못된 일’이란 의견이 우세했는데, 이 같은 결과도 깡그리 무시된 셈이다. 결국 인사권으로 검찰을 찍어 누르고 통제했던 지난 정권들의 구태를 현 정부도 그대로 답습하는 형국이 되었다. “민주당 정부에 정작 ‘민주’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무너질 뻔한 민주주의 재건을 외치며 출범한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이 이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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