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으로 내정했다. 하러 부사장은 포르쉐, BMW 등에서 섀시 개발을 총괄한 전통 자동차 엔지니어이자 애플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정보기술(IT) 전문가다. 하러 부사장이 사장으로 최종 선임되면 현대차에서는 역대 8번째 외국인 사장이 된다. 현대차는 2013년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 영입 이후 능력이 있으면 외국인에게도 중책을 맡기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호세 무뇨스 사장에게 경영 총괄을 맡겼고, 루크 동커볼케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OO), 브라이언 라토프 글로벌최고안전·품질책임자, 성 김 전략기획담당 등도 사장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러 부사장이 합류하면 사장 6명 가운데 5명이 외국인이 되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 판매의 83%가 해외에서 이뤄졌을 정도의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 위상을 고려하면 외국인 인재의 전면 배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적, 성별, 학력,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국경과 출신을 따지는 협소한 인재 풀(Pool)로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기도 하다.
외국인 경영진은 의사소통이 어렵고 국내 실정에 어둡다는 단점은 있지만, 국내 네트워크가 없는 것이 오히려 투명경영과 글로벌 스탠더드 실행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주요 기업에서 외국인 경영진을 찾기 힘든 현실에서 현대차가 구축한 다국적 사장단은 기업 인사에서 중요한 것은 국적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