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한류박람회’에서 방문객이 K푸드를 맛보고 있다. 김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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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사는 대학생 아이샤(24)는 K푸드·K뷰티에 푹 빠졌다. ‘쇼피(동남아 최대 이커머스)’에 로그인하면 즐겨찾기 목록에 ‘불닭볶음면’ ‘조선 뷰티’ ‘클리오’ 같은 한국 제품이 줄줄이 뜬다. 그는 “한류 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심쿵(심장이 쿵)’했다”며 심쿵을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아이샤 같은 아세안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사로잡은 한류 박람회가 12월 11~13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인근 선웨이 피라미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한류 박람회는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행사다. 한국 중소·중견 기업 소비재를 알리고 수출 판로를 뚫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세계 각지에서 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박람회가 26번째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붐빈 건 K푸드 시식·상담 부스였다. 양념치킨맛, 불닭맛, 김치맛 잡채를 만드는 ‘데이웰즈’ 부스에선 히잡을 쓴 바이어가 “할랄(이슬람에서 허용한 식품)·비건(채식) 인증을 받았느냐”고 물으며 상담 내용을 수첩에 꼼꼼히 적었다. K뷰티 부스도 상담하려는 현지 바이어가 몰렸다. 부스를 차린 업체 102곳은 박람회 기간 현지 바이어와 39건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인근 쇼핑몰에선 파리바게트(베이커리), 스파오(패션), 아모레퍼시픽(뷰티), 교촌치킨(푸드) 등 한국 업체 매장이 성업해 한류를 실감케 했다. 문진욱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장은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와 중국계, 인도계가 섞인 다문화 시장이라 ‘테스트 베드(시험대)’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아세안에서 드문 이슬람 국가라 중동까지 포함한 ‘할류(할랄+한류)’ 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세안은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더 주목받는다. 한국 수출이 미국·중국·유럽연합(EU) ‘빅3’에 치우친 상황에서 다변화를 위한 중동, 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 중 하나라서다. 특히 한류 영향을 크게 받는 4대 소비재(화장품·식품·생활용품·패션) 수출 기준으로 했을 때는 중국(62억3000만 달러)·미국(60억6000만 달러)에 이어 아세안(55억3000만 달러)이 3위 규모다.
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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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성 KOTRA 사장은 “한류에 올라탄 소비재 수출은 중국과 일상 소비재 시장에서 경쟁이 아니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 같은 선진국과 프리미엄 소비재 시장에서 경쟁이어야 한다”며 “한국이 제조업 강국을 넘어 문화·소비재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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