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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취임 1년만에 콘크리트 지지층도 붕괴…식물 대통령 전락위기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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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폭탄·셧다운…모 아니면 도 ‘카지노경제’ 후폭풍

    美정부 자찬에도 불안한 경제
    경제정책 지지 역대최저로 뚝

    공화당 지방선거 모두 완패
    흑인·히스패닉 지지율 급락
    트럼프 “중간선거 낙관못해”


    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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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년도 채 되지 않아 조기 레임덕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히는가 하면 그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카지노 경제’(도박과 같은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층의 반발이 표면화되면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어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정책 등으로)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모든 돈이 지금 자동차 공장이나 인공지능(AI) 등 많은 것들을 짓고 있다”면서도 “그것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연결될지는 말하기 어렵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선례를 볼 때 자신이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사람들조차도’ 중간선거에서 졌다”면서 “우리는 이겨야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통계적으로는 이기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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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 1·2기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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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간선거에서 소속 정당의 하원 의석을 늘린 대통령은 1998년 빌 클린턴과 2002년 조지 W 부시 등 2명에 불과하다고 WSJ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성과와 관련해 ‘자화자찬’했지만 그가 밀어붙였던 관세 조치 등 ‘일방적’ 정책에 대한 반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4~8일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미 전역 성인 남녀 1146명을 상대로 실시해 11일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0%포인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용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31%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관이 지난 3월 조사할 때 기록했던 40%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상당하다. 31%는 AP·NORC의 공식 조사 결과 중트럼프 1·2기 행정부를 통틀어 경제정책 지지도에서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공화당은 지난 9일 열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장 선거와 조지아주 주하원 보궐선거(121선거구)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들 모두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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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린 히긴스 미국 마이애미 시장 당선인이 지난 9일(현지시간) 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민주당이 마이애미에서 시장직을 탈환한 것은 28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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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같은 기류는 그의 재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설명했다.

    WP가 집계한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 8건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3개월간 평균 24%대였지만 올가을에는 13%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히스패닉 유권자 지지율은 40%에서 34%로 하락했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유권자 지지율은 지난 2월 44%에서 9월에는 30%로 떨어졌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아르투로 도밍게스 씨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개월간 관세 부과와 위협, 해제를 반복하며 산업에 불확실성을 부채질했다는 점에서 어떤 계획도 없다고 느낀다고 WP에 전했다.

    이 같은 민심 이반 이면에는 고수익을 위해 고위험을 감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 방식의 경제정책이 자리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만성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면서 전 세계에 던진 관세폭탄이나 동맹국을 압박해 얻어낸 막대한 대미 투자, 역대 최장기간 이어졌던 연방정부 셧다운,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는 살얼음판 AI 투자까지.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도박들이다.

    최근 작가 킬라 스캔런은 이를 두고 ‘트럼프의 카지노 경제(Trump’s Casino Economy)’란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스캔런은 “트럼프 경제는 다른 사람의 돈으로 미래에 내기를 건다”며 “이 경제의 특징은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경제의 핵심인 관세정책은 조만간 내려질 미국 대법원 판결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위헌 시 관세 주도 미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데다 수조 달러에 달하는 환급금으로 가뜩이나 눈덩이 적자인 미국 재정마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3%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관세발 인플레이션과 경기 부진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불안한 경제지표와 달리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미국 증시를 떠받친 것이 버블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최근 S&P500 기업 가운데 AI 업체들이 매출의 75%, 순익의 80%, 자본 지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올해 AI 관련 투자액만 3000억달러가 넘는다. 내년에는 5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캔런은 “공공부문은 옆으로 물러나 있고 민간부문은 기술만으로 시스템이 버틸 수 있다며 베팅하지만 거품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 <용어 설명>

    ▷ 카지노 경제 : 관세 강화, AI 확산, 달러 강세, 복지 축소 등 트럼프 정부가 밀어붙이는 정책들이 모두 성공했을 때에는 잭팟을 맞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며 하나라도 베팅에 실패하면 미국 경제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는 경고를 담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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