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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업무보고 논란에… 李 “넷플릭스보다 재밌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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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즉석 질문·질타 쏟아지자

    여권서도 “불안하다” “사고 날 듯”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정부 부처 업무 보고를 시작하면서 “약간 긴장되죠? 또 무슨 폭탄이 떨어질까”라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생중계 업무 보고’에서 대통령의 즉석 질문과 질타가 쏟아지면서 공직 사회 긴장감이 치솟고 있다는 말이 나오자 이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사상 처음 시도한 생중계 업무 보고 기조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러 우려도 있지만 ‘실(失)보다 득(得)이 크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무 보고 내용이 대중의 화제가 되고, 지지층 결집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에 없던 국정 운영 공개에 지지자 호응도 높고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 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오늘 아마 업무 보고 시청률이 엄청 높지 않을까 싶다”며 “요새 넷플릭스보다 더 재밌다는 설이 있던데”라고 했다. 또 긴장하는 공무원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며 “저도 국민의 시각에서 한 번 묻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물어보라고 요구하는 게 많다”며 “요즘 ‘이것도, 저것도 물어봐 주세요’ 메시지가 엄청 많이 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며 “진짜 문제는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거다. 그건 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최초로 생중계되는 업무 보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국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 중심 국정 운영이 제대로 될 수 있으며 국민주권도 내실화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비공개였던 국무회의 논의 과정도 매주 생중계로 상당 부분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업무 보고에서도 대통령의 질문에 담당자가 즉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 대통령이 답답해하는 모습은 수차례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적하고 책망하면 해당 조직 전체가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망신 주기식 업무 보고”란 비판이 나왔다.

    여권 내에서도 이 대통령의 이런 생중계 국정 운영에 “불안하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통령이 공개 지시를 하면 각 부처는 무리하게 이행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정책 실패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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