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정부부처 업무보고-산업통상부·중기벤처부
"개발가치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수천억 투입···이해안돼"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계획엔 “도박 폐해 줄일 근거”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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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심해 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두고 사업성 검토가 부실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산하기관 업무 보고에서 최문규 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에게 "얘기하기 불편한 주제일 수 있지만, 동해 유전개발 사업의 경우 생산 원가가 높다면 채산성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석유공사에서 생산 원가를 계산 해봤느냐"고 질문했다. 최 직무대행이 별도로 계산해보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대통령은 "당연히 사업성을 따져봤을 것 같은데 계산을 안 해봤다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최 직무대행이 “정확한 수치는 없고 변수가 많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변수가 많으면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사업성, 개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려고 했느냐”며 “매장량을 추산하면 생산비와 국제 유가를 비교해 가치를 계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최 직무대행은 “1조 원 정도 있으면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경영 실적을 두고도 질의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올해 예상 적자 규모와 원인을 우선 물었다. 최 직무대행은 작년 영업이익이 1조 2700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유가 하락과 이자 비용 등으로 50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 재작년 흑자가 났을 때도 금융 비용은 비슷하게 냈을 텐데, 이자 비용 때문에 적자가 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직무대행은 결정적인 원인은 유가 하락이라고 답하며, 공사가 보유한 유전의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75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른 나라 유전의 생산 원가가 40~50달러 미만인 것에 비하면 원가가 비싸다”며 “70달러가 넘으면 채산성이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석유공사가 자산 20조 원, 부채 21조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라는 보고를 들은 뒤 "이를 벗어나기 위한 실현 가능한 방안이 뭐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답변이 나오자 "불량자산을 판다고 자산 상태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어차피 현재 자산 평가에도 (불량자산이라는 점이) 반영돼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최철규 강원랜드 사장 직무대행으로부터는 도박 중독 폐해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에 받은 뒤 이 대통령은 통계적 근거를 물었다. 직무대행이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연구는 하고 있느냐”고 묻고, 폐해의 증감 여부와 정책적 노력을 비서실을 통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가 망하는 말기적 현상 중 하나가 내부적으로 일 안 하고 돈 빌려주는 고리대와 ‘잘되겠지’ 하며 하는 도박”이라며 “스포츠, 레저로서의 필요성도 있겠지만 어느 측면이 큰지 점검하겠다”고 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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