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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이슈 미술의 세계

    황석영 “내년 제3세계 문인 중심 제1회 칼라 페스티벌 군산서 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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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소설가 황석영(가운데)이 17일 낮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리아 위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KAALA, 칼라) 문화재단 출범 사실과 페스티벌 개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사진 오른쪽)와 강형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왼쪽)이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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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금 미국과 중국의 패권 쟁투와 갈등 사이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틈새에서 제3의 길을 봐야 합니다. 저는 우리가 패권국들과는 다른 책임과 의무를 가진 강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부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제국주의나 식민 지배를 해 본 적이 없고, 스스로 근대화를 넘어섰잖아요. 지금 그런 과정 속에 있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친구들과 새로운 문명에 대해 논의하고 연대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칼라(KAALA)가 그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소설가 황석영이 새로운 일을 벌였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문인·예술인들과 함께하는 조직을 만들고 페스티벌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코리아 위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KAALA) 페스티벌을 격년제로 여는 문화재단을 출범시키고 이사장직을 맡았다. 황석영 이사장은 17일 낮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 11월 전북 군산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문인과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제1회 칼라 페스티벌을 여는 것을 필두로 군산에서 격년제로 행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소설가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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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라의 출범 배경에는 1960~70년대에 활발히 움직였던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작가회의(AALA, 알라)의 기억이 있다. 알라는 미국과 소련을 정점으로 하는 두 진영 사이의 냉전 대결 틈바구니에서 비동맹 노선을 택한 제3세계 문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연대 조직이었다. 알라가 제정한 문학상인 로터스상의 1975년 수상자가 김지하 시인과 팔레스타인 작가 가산 카나파니였다. 그러나 국제 정세 변화 등의 요인 때문에 1980년대 후반 이후에는 활동이 뜸해졌고 로터스상 역시 더 이상 시상되지 않고 있다. 황 이사장은 “오늘 우리가 칼라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이유는 알라의 과거를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정신을 21세기의 조건 속에서 다시 번역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칼라 페스티벌은 문학 분야에서는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세 지역별로 문인 10명씩 30명 정도가 참여하고, 미술에서는 작고한 분이나 원로 미술인의 회고전을 마련하며, 다큐멘터리 영화 10편 안팎을 상영하는 형식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 문학과 시각예술, 다큐멘터리 영화 세 부문에서 칼라 프라이즈를 시상하고, 아울러 환경 평화 부문 특별상도 시상하려 합니다.”



    황 이사장은 “우선 자비 1억2천만원을 출연해 재단을 출범시켰고, 모금과 함께 정부와 관련 기관, 기업 등의 협찬을 얻어 행사를 치를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칼라 재단의 출범 취지에 동의하고, 특히 칼라 본부가 전북 군산에 세워진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황석영 선생이 군산을 새로운 집필의 터전으로 삼고 군산이 배경인 소설 ‘할매’를 발표하신 데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며, 전라북도는 칼라의 위대한 항해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황 이사장은 칼라 문화재단과 페스티벌의 배경으로 서구 중심 세계 문학 질서에 대한 비판을 들었다.



    “노벨문학상을 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 상이 유럽 중심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라 페스티벌에는 노벨상과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상기시키려는 취지도 있습니다. 노벨상으로 대표되는 하나의 세계가 있고, 그와 구별되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그 세계와 이 세계가 서로 충격과 긴장을 주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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