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또다시 이 대통령의 지적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이 공개 논박을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산업통상부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 사장을 향해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행정 영역에서의 허위 보고나 동문서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업무보고는 정치적 논쟁 자리가 아닌데 왜 그런 것을 악용하느냐"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100달러 지폐를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 나가는 방식으로 외화를 밀반출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에 이 사장이 "(외화 반출 점검은) 세관하고 같이한다" "세관에 넘겼다"는 답변을 반복하자, 이 대통령은 "왜 자꾸 답변이 옆으로 새느냐. 말이 참 길다"고 질타했다. 이후 이 사장이 SNS와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자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이 사장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항공사 사장이 처음에는 자기들 업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며 "그런데 관련 기사 댓글에 보니 관세청과 공항공사가 MOU를 맺었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나와 있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SNS에 또다시 글을 올려 "공항공사는 외환 불법 반출과 관련해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어서 MOU를 체결해 유해물품 보안검색 시에 관세청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이 사장의 대립은 이 대통령의 악수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대립 구도가 이 사장을 인천시장 후보군으로 부각시켜 이 사장의 정치 행보에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오수현 기자 /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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