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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셀프 방출’로 보상 피하기 꼼수…결국 ‘김재환룰’ 만들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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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생태계 무너뜨리는 사안’

    KBO, 다음 시즌 전 규약 개정

    경향신문

    김재환(사진)과 두산의 계약에 담긴 이른바 ‘셀프 방출’ 조항이 앞으로 원천 차단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6시즌 전까지 이번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 개정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10개 구단 단장은 지난 15일 열린 KBO 실행위원회에서 최근 논란이 된 김재환의 계약 조항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런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KBO는 FA 보상을 무력화할 수 있는 계약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조항을 야구 규약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KBO는 추가로 보완할 여지가 있는지 살핀 뒤 내년 1월 10개 구단 단장이 다시 모이는 실행위에 규약 개정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실행위의 심의를 거친 안건을 KBO 이사회가 의결하면 개정 작업이 완료된다. KBO는 내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모든 절차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개정되는 규약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김재환은 2021년 시즌 뒤 두산과 FA 계약을 맺으면서 ‘4년 뒤 선수가 FA를 포기하면 두산과 우선 협상하고 결렬되면 조건 없이 방출한다’는 조항을 요구해 계약에 포함했다. 두산이 김재환을 잔류시키기 위해 수용한 이 계약을 KBO는 승인했고, 4년이 지나 이번 겨울 FA가 된 김재환은 조항대로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고 이 옵션을 실행해 시장에 나왔다.

    FA를 신청하지 않고 방출선수 신분이 되면서 이적 시 보상이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이에 SSG가 FA 보상을 두산에 지급하지 않고 최근 김재환을 영입했다. 편법 계약으로 FA 보상 제도가 무력화된 것이다.

    김재환 측은 제도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편법 조항을 구단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두산과 SSG는 나쁜 선례를 사실상 합작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계약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은 KBO는 김재환과 두산, SSG가 각자의 행동을 정당화하도록 빌미를 제공했다.

    FA 보상의 족쇄에서 벗어나 새 계약을 맺은 김재환과 SSG가 당장은 이득을 봤다. 하지만 이번 사례가 ‘성공적인’ 선례로 남으면 앞으로 FA를 앞둔 선수가 비슷한 협상을 시도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남겼다.

    사태가 커지자 KBO가 서둘러 규약 개정에 나선 것도 리그의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두산과 김재환의 계약처럼 FA 보상을 무력화하는 사례는 원천적으로 막는 게 맞다고 본다. 다른 것도 혹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조금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며 “시즌에 들어가면 경기에 집중해야 하므로 시즌 시작 전 규약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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