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1 (목)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 ‘서울러’와 ‘서울다움’이란?[북적book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이토록 서울’

    공간·사람·정치로 서울 이야기 풀어내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전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선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달밤에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성곽길에서 만나 비밀을 고백하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인이라면 어디서 본 듯한 이 배경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낙산 성곽길을 모티브로 했다. 케데헌의 대흥행으로 낙산 성곽길은 이제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에게 알려진 ‘성지’가 됐다.

    건축과 정치를 아우르는 도시 전문가인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신간 ‘이토록 서울’을 출간했다. 세 살부터 서울과 함께 자라고 일해 온 ‘서울러’이자 인사동길과 산본 신도시를 설계한 도시건축가인 저자는 공간, 사람, 정치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서울을 이야기한다.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자 세계 도시의 위상을 갖춘 메트로폴리스다. 과거와 현재, 다양한 문화와 계층이 부딪히면서도 공존하는 복잡다단한 공간이자 미래의 가능성이 꿈틀거리는 역동적 공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따라 서울 주요 공간의 진화를 짚어본다. 집값 상승으로 유명해진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중 한 곳인 마포는 저자가 살아 본 동네 중 가장 천지개벽한 동네로 꼽는다. 1970년대만 해도 ‘새우젓 동네’로 불리다 여의도 개발이 시작된 후 마포대로에 ‘귀빈로’라는 이름이 붙었고, 줄줄이 고층 건물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현대적 아파트의 효시로 불리는 아파트 단지가 개발된 곳도 마포다. 이후 21세기 들어 상암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건립되고, 디지털미디어시티가 구축되면서 마포는 다시 한 번 전기를 맞는다.

    ‘마·용·성’의 또 다른 축인 용산은 지명과 달리 용산(龍山)이란 산이 없다. 이는 1900년대 초 일제가 둔 지방 지역을 용산으로 칭한 데서 비롯됐다. 용산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을 통해 외세에 끊임없이 농락당한 슬픈 역사의 땅이다. 현대사에선 여러 정치 리더들이 흔적을 남기려 시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고, 이후 비상계엄 선포를 거쳐 정치 집회의 장이 됐다.

    ‘부자 동네’의 상징이 된 강남은 싸이의 ‘강남 스타일’ 가사처럼 욕망과 허영이 공존하는 이중적 특징을 갖고 있다. 저자는 서울이 ‘아파트 공화국’보다도 ‘단지 공화국’이 된 것이 문제라고 짚으며 그 발원지인 강남을 조명한다.

    저자는 20세기 도시인의 대명사였던 뉴요커, 런더너, 파리지앵처럼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서울러’(서울 사람)와 ‘서울다움’이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도시 이미지’란 인위적인 공산물이 아닌 여러 동네의 다채로운 특색과 그곳의 사람들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 위에서 교차하며 탄생한다고 역설한다.

    이어 ‘서울시장 이야기’를 통해 공간과 권력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민선 시장들이 남긴 공간 유산을 통해 그들의 업적과 과오를 분석한 뒤, 도시의 가장 절실한 문제에 대해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내고 시민의 의견을 듣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의 곳곳이 돈과 권력의 소유물이 돼 가는 지금, 시민들이 도시와 건축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누구나 그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과정으로서 ‘공간 민주주의’가 절실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와 함께 여러 동네를 여행하다 보면 서울을 다시 보게 된다.

    이토록 서울/김진애 지음/창비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