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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통일교의 ‘정교일치 실험장’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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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교가 정치권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금품 로비를 벌여온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도 수사 대상이 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위법 행위를 한 종교단체는 해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교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최대 현안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넉 달 동안 통일교가 윤석열 정치권력과 빚은 정교유착, 또 통일교에 의한 정교유착 문제가 이미 폭발한 일본 등을 비롯해 통일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문제의 전반을 심층 취재해왔다. 그러던 중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의혹을 확인했다. ‘지방 정부와 통일교의 유착’이다.

    ‘통일교 타운’ 경기도 가평 설악면
    경기도 가평을 지나다보면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궁전 모습의 건물을 볼 수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통일교의 문선명-한학자 총재 부부가 하늘과 지상을 연결한다는 공간 ‘천정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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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교의 문선명-한학자 총재 부부가 하늘과 지상을 연결한다는 공간 ‘천정궁’.


    천정궁이 위치한 가평 설악면 일대에는 통일교의 건물과 시설물이 가득하다. ▲통일교인들이 모여 집단 기도를 하는 수련원(HJ천주천보수련원)부터 ▲학교(청심국제중·고, 신학대학원대학교) ▲병원(HJ매그놀리아국제병원) ▲노인 주거 시설(청심빌리지)에 ▲복합문화예술공간(청심평화월드센터) ▲심지어 테마파크(베고니아새정원) ▲크루즈 선착장(HJ마리나)까지 갖춰져 있다. 설악면 일대가 ‘통일교 타운’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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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교 타운’이라 불리는 경기도 가평 설악면 일대. (출처: 통일교)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발상, 통일교의 ‘가평복귀’ 프로젝트
    통일교가 가평에 자리잡은 건 1971년이다. 통일교를 만든 문선명 초대 총재가 통일교인들이 모일 수 있는 수련원을 지으면서부터였다. 이후 통일교 건물, 시설물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통일교인들은 가평을 ‘성지’로 여긴다. 그리고 통일교는 성지 가평에서 일명 ‘가평복귀’라 불리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통일교의 한 간부는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식구 여러분, ‘가평복귀’에 대하여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가평복귀의 목적은 참부모님(한학자)께서 ‘치리’하는 세계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치리란 하늘 부모님의 뜻을 중심으로 참부모님이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와 국가 세계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OO / 통일교 천주평화연합(UPF) 가평지부 사무국장 (2025.3.9.)


    쉽게 말해 가평을 한학자 총재가 다스리는 지역, 즉 통일교에 의한 정교일치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가평복귀’다.

    우리나라 헌법 제20조에 따르면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참부모님(한학자)께서는 정교일치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오OO / 통일교 천주평화연합(UPF) 가평지부 사무국장 (2025.3.9.)


    통일교 간부의 말처럼 가평복귀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는 발상이다. ‘정교일치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하냐’며 웃어넘길 일 같지만 아니었다.

    ‘통일교-지방 정부 유착’ 의혹 실태 최초 확인
    뉴스타파는 지난 두 달여간 통일교와 지방자치단체 가평군의 관계를 집중 취재했다. 그 결과, 현직 가평군수를 필두로 가평군 차원에서 세금은 물론 특혜성 행정 지원 등 공적 자원을 가평복귀를 구현하려는 통일교의 각종 사업에 쏟아부은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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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원 가평군수가 통일교 행사에 참석한 모습.


    ‘통일교가 가평을 정교일치의 실험장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가평군이 세금으로 이 실험을 떠받치고 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통일교와 가평의 연결고리는 이렇게 표현해도 과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뉴스타파는 그 실태를 차례 차례 보도한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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