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캄보디아는 경제적으로 태국 의존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과자나 음료수까지 태국에서 수입하는데, 이번 사태 이후 불매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캄보디아는 '고난의 행군'에 들어갈 수밖에 없죠."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을 둘러싸고 국경 지역에 밀집한 스캠(사기) 단지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시내 인하대 HK연구교수는 지난 1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의 스캠 범죄가 이번 충돌의 촉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현 교수는 "캄보디아 국경 지역 중 특히 포이펫에 조성된 대규모 카지노 단지가 팬데믹 이후 관광객이 끊기면서 상당 부분 스캠 단지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국인들이 주요 피해자가 되면서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며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스캠 범죄는) 돈을 벌어오는 사업이기 때문에 태국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태국군이 카지노를 집중적으로 공습하는 배경에 스캠 단지 제거 목적도 있냐'고 묻자 "공식 명분은 해당 카지노 시설이 군사기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현 교수는 양국 간 직접적인 충돌은 캄보디아 단체 관광객들의 '국가 제창'에서 시작했다고 짚었다.
현 교수는 "지난 2월 국경 사원인 타 므언 톰에서 캄보디아 단체 관광객이 자국 국가를 부르자 태국 군인들이 이를 제지하면서 영토를 둘러싼 갈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후 지뢰 사고가 발생하면서 태국은 쿠알라룸푸르에서 맺은 휴전 협정 이행을 중단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모두 1997년 오타와 협약에 가입한 국가로, 대인지뢰 매설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태국 군인이 밟은 지뢰가 러시아산 PMN-2로 확인되면서 태국은 캄보디아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태국이 F-16 전투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선 데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해석했다. 현 교수는 "압도적인 공군력을 보여줘 캄보디아군의 사기와 국민 여론을 동시에 흔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대홍수 대응 실패와 동남아시안 게임 준비 미흡, 스캠 범죄 조직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 유출로 강경한 행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캄보디아도 태국과의 군사 충돌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 교수는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이번 사태를 통해 민족주의 정서를 결집 시키고 있다"며 "군사력이 약해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인상을 줘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총력전으로 가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현 교수는 "양국 모두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아 전면전은 자멸에 가깝다"며 "지형을 활용한 국지적 충돌과 소규모 교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스1TV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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