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 “불의에는 대가가 따라야”… ‘반탄’ 김민수-장예찬도 여론전 앞장
친한 때리며 강경 지지층 결집
韓 “우스운 당 만들지말라” 직접 대응… 김문수 “우리 당의 보배” 韓 지원사격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8.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장동혁호(號)가 이른바 ‘윤석열 어게인(again)’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겨냥해 칼날을 뽑아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과 잇단 강성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김민수 최고위원, 그리고 원조 친윤(친윤석열)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최근 여론전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반탄(탄핵 반대)파로 활동하던 인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된 것.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커지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및 쇄신 요구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에 확산되고 있다.
● 장동혁호 전면에 등장한 ‘윤 어게인’ 스피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연일 친한계를 겨냥한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 위원장은 18일에도 “정의는 단순히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악에 대한 분명한 응답”이라며 “‘들키면 본전’이 돼서는 안 되고, 불의에는 ‘안 하느니만 못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害黨) 행위를 이유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2년 정지의 중징계를 권고한 것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당무감사위 결정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 이 위원장은 15일 친한계를 겨냥해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헌법학자(국민대 법학부 교수)인 이 위원장은 올 초 반탄 집회 연사로 나서 여론전을 주도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란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올해 2월엔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그렇게 결정했다면 그것은 헌법적으로 유효한 것”이라며 “마치 선장이 풍랑 속에서 위기에 처한 배를 구하기 위해 부득이 화물을 바다에 던질 때 그 판단은 선장의 고유 권한에 속한 것과 같다”는 말도 했다.
김 최고위원도 반탄 진영의 지지를 얻고 8·22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장 대표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등 ‘윤 어게인’의 얼굴로 부상했다. 최고위원 당선 직후 그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첫 최고위원회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해 “당원 게시판 (사건) 조사는 당무 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정치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1호 참모’로 보좌한 장 부원장도 반탄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로 꼽힌다. 장 부원장은 계엄 직후인 올해 1월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가 탄핵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한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장 부원장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 때인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에 공천을 받았으나, 과거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한 전 대표를 겨냥해 공세를 퍼부어왔다. 17일엔 “따지고 보면 윤석열 정부의 김현지(현 대통령제1부속실장)가 바로 한동훈”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하고 부정선거론을 주장해온 도태우 변호사의 당 중앙윤리위원장 선임설도 제기됐다. 도 변호사는 지난해 총선 당시 대구 중-남 공천을 받았으나 ‘5·18 북한 개입설’ 발언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됐다. 다만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전혀 추천받은 바나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韓 “찍어내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에 참석해 손을 잡고 있다. (사진 = 한동훈 인스타그램 캡처) 2025.12.17.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 어게인’ 스피커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한 전 대표도 직접 맞대응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18일 “저를 찍어내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징계하는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서 당을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한 전 대표와 경쟁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 전 장관은 17일 당내 한 모임에서 한 전 대표를 만나 손을 맞잡으며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아주 귀한 보배다. 그런데 우리 당에서 보배를 자르려고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김 전 장관이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며 “두 사람이 자주 소통하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측 인사는 “김 전 장관이 장 대표보다는 한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 같다”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