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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신라면'만큼 먹히도록… 日로 '너구리' 몰고간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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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한맛 공략' 통합마케팅
    제품매출 연 30억엔 목표


    머니투데이

    일본에서 열린 농심 '너구리'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 제공=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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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종주국 일본에서 '신라면'으로 매운 라면 시장을 개척한 농심이 제2의 브랜드로 '너구리'를 키운다. 신라면과 너구리 얼큰한 맛으로 매운 라면 시장을 넓혀가고 너구리 순한맛으로 한국라면 입문을 도와 K라면의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10월 초부터 일본에서 라면 너구리 통합마케팅(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에 나섰다. 전세계적으로 신라면 홍보에 주력해오다 너구리로 통합마케팅에 나선 해외 첫 시도다. 통합마케팅은 광고·홍보, 판매촉진 등 다양한 수단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농심은 우선 지난 10월말 일본 전용제품 '못찌리 너구리 한국풍해물맛'을 현지 주요 5대 편의점에서 팔기 시작했다. 한국보다 매운맛을 상대적으로 덜 즐기는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겨냥해 개발한 제품이다. 한국 너구리와 똑같이 오동통한 굵은 면을 사용했고 너구리 순한맛과 유사한 수준의 맵기로 만들었다. 또 쫄깃하다는 뜻의 일본어 '못찌리'(もっちり)라는 수식어로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이라는 너구리의 속성을 표현했다.

    이 제품은 초기납품 물량 약 65만개가 완판(완전판매)됐다. 농심은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인플루언서 사전체험 △대형 인터넷쇼핑몰 '라쿠텐' 쿠폰발행 △생활용품업체 '3코인즈(Coins)'와 협업 △미니 팝업스토어 운영 등 온·오프라인에서 다채로운 마케팅을 선보였다. 특히 300엔대 생활용품업체 '3코인즈'에선 전자레인지 조리가능 용기를 구매하면 너구리 봉지 2종을 제공했는데 평소 대비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어 주목을 끌었다. 농심이 한국라면을 전자레인지에 조리해 먹어도 맛있단 점을 홍보한 것도 주효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먹는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농심은 내년부터 판촉물과 굿즈에 너구리 캐릭터를 적극 녹여낼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너구리 라면의 다시마액과 캐릭터를 활용해 마스크팩을 만들고 내년 4월말 '코리아 엑스포' 'K-CON'(케이콘) 행사 등에 너구리 브랜드로 단독참가해 굿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은 농심이 일본에 신라면으로 도전장을 낸 지 40년을 맞는 해인 만큼 신라면과 너구리를 앞세운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를 통해 신라면으로 공략하기 어려운 새로운 맛시장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고자 한다"며 "소비자 조사에서 일본 내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브랜드로 너구리가 꼽혔고 제2의 파워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심은 일본에서 신라면으로 종전엔 없던 '매운 라면'이란 시장을 만들고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신라면은 매출 135억엔(약 128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라면이 기본·김치·볶음면으로 매운맛을 공략하고 블랙·똠양·치킨·툼바 등으로 맛을 확장했다면 너구리는 다른 방식으로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단 계산이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에선 맵지 않다고 여기는 제품을 일본은 약간 또는 꽤 맵다고 느낀다"며 "한국은 너구리 얼큰한 맛과 순한맛의 판매비중이 9대1이지만 일본은 7대3 정도로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소비자는 우선 순한맛부터 먹어본 뒤 한국라면에 입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내 너구리 매출도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궁극적으로 2030년까지 너구리로만 매출 30억엔(약 285억원)을 달성한단 게 농심의 구상이다. 이에 농심은 내년 상반기 '순한너구리 소컵'을 출시하고 '카구리'와 같이 한국의 너구리 서브브랜드나 일본 전용제품을 선보여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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