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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쿠팡 흔들리는 연말 대목...이커머스판 '탈팡족' 유치전 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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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쿠팡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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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쿠팡이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경재사들의 '탈팡족 잡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 대목과 맞물리면서 견고한 쿠팡의 아성에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

    쿠팡은 올해 1분기 11조4876억원, 2분기 11조9763억원, 3분기 12조84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6조3094억원이다. 연말로 갈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유통업 특성상 업계에서는 연간 50조원 매출 돌파 가능성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했다. 쿠팡은 결제정보나 신용카드 번호·로그인 정보 등 민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경찰 수사와 당국 조사, 국회 현안질의와 청문회까지 이어지며 사태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용 지표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된다. 특히 쿠팡 생태계의 '록인'(lock-in)을 상징해온 상업자전용신용카드(PLCC)인 '쿠팡 와우카드'에서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해킹 공지 전 한달(10월 30일~11월 29일) 일평균 1432건이던 와우카드 신규 발급은 공지 후(11월 30일~12월 4일) 1074건으로 약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해지 건수는 316건에서 2217건으로 7배가량 급증했다. 와우카드의 실사용 고객 규모는 11월 말 기준 204만명, 누적 가입자 수는 이달 4일 기준 238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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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해킹 등 개인정보 침해 사고 발생 시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형 플랫폼일수록 사고 비용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쿠팡을 정조준했다. 앞서 2024년 2분기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를 선반영하며 영업손실 342억원을 기록, 8분기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한 바 있다.

    정부 대응도 범정부 차원으로 격상했다. 정부는 이번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국민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최우선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TF는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을 팀장으로 과기정통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관계 부처 국장급 인사들로 꾸려진다.

    ◆신세계·네이버·테무까지 고객 유인 '러시'

    현 상황을 기회로 삼아 경쟁사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 이커머스 SSG닷컴의 경우 쿠팡 사태 전후(11월 29일~12월 7일) 일평균 신규 방문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0%, 일평균 방문자 수는 15% 증가했다. SSG닷컴은 쿠팡 와우 멤버십과 유사한 신규 유료 멤버십 '쓱세븐클럽' 출시도 예고했다. 새 멤버십은 장보기 결제 금액의 7%를 상시 적립하고 OTT '티빙' 이용 혜택과 신세계 계열 할인 쿠폰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도 '탈팡족' 수요 흡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안드로이드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신규 고객의 76.8%가 쿠팡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이달 15~21일 'BIG 멤버십데이'를 열고 400여개 연말 상품을 특가로 묶는 등 연말 쇼핑 트래픽 공략도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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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닷컴 새 멤버십 주요 혜택 [사진: SSG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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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정체였던 오픈마켓 역시 쿠팡 공백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분위기다. G마켓은 쿠팡이 유출 사실을 공지한 11월 29일(136만6073명) 대비 12월 3일 일활성이용자수(DAU)가 170만7456명까지 늘었다.

    중국계 이커머스의 공세도 변수다. 특히 테무 운영사 핀둬둬(PDD홀딩스)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테무는 국내 직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국인 인력 채용과 물류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별도로 핀둬둬의 중국 내수 플랫폼 '핀둬둬'도 일부 품목에 한해 99위안 이상 한국 무료 직배송을 진행하며 크로스보더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 성수기를 기점으로 경쟁사들이 쿠팡을 이탈한 고객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중장기 이커머스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빠르게 수습에 나서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경쟁사들이 고객을 흡수할 여지가 생겼고, 이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향후 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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