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일본은행이 19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30년 만의 최고치인 0.75%로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앞으로도 경제와 물가 상황을 지켜보며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며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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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만장일치 결과였다. 새 금리는 22일부터 적용된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건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로써 일본의 기준금리는 1996년 9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일본은 1990년대 초반 버블 경제가 붕괴된 뒤 기준금리를 1%에서 0.5%로 낮췄다. 이후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지면서 기준금리가 0.5%를 넘은 적이 없었으나 30년 만에 '0.5%의 벽'이 깨지게 됐다.
시장은 대체로 예상했단 반응이다.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상승세(엔화 가치 하락)를 띠었고, 닛케이225지수 역시 장 초반 오름폭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2%를 찍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으론 미국 관세 정책 여파가 크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일본은행은 당초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아 기업 수익이 압박을 받고, 결과적으로 임금 인상 흐름이 꺾일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기업 수익은 관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 봄철 노사 임금협상(춘투)에서도 임금 인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행 기준금리 추이/사진=니혼게이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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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인한 인플레이션 장기화도 금리 인상 결정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엔/달러 환율은 155엔 수준에서 고착화된 상황이다. 엔화 약세가 추가 진행될 경우 수입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자칫 금리 인상이 늦어져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질 경우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단 뜻도 시사했다. 은행은 성명에서 "현재의 실질금리는 극히 낮은 수준에 있다"면서 경제와 물가 개선이 이어질 경우 "계속해서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명시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기무라 다로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가 이제 일본은행이 언급하던 중립금리인 1~2.5%의 하단에 가까워졌으나 성명에선 실질금리가 매우 낮다고 언급했다"면서 "이는 일본은행이 중립금리를 더 높게 보고 있단 의미로, 추가 긴축의 신호가 된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 금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리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에서 어느 정도로 금리 인상 방침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모마 가즈오 전 일본은행 부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본은행은 약 6개월에 한 번꼴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아마도 2026년 2차례, 2027년 1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져 기준금리는 1.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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