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정부가 정한 석유화학 구조조정 제출 시한을 앞두고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사업재편안 제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당초 제시한 최대 370만톤(t)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9일 LG화학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이행 및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개편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재편계획안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자율 재편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기업이 오늘 내로 재편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GS칼텍스와 여수 석유화학단지 내 NCC 통합 논의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고 설비 통폐합·공정 최적화에 따른 비용 절감, 원가 구조 개선, 생산효율 향상 등 ‘통합 시너지 산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수 산단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 석화사업 재편 지역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등 대형 NCC 사업자들이 즐비해 각 사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LG화학과 GS칼텍스 공장은 여수 산단 내 상당히 인접한 곳에 위치한데다, 이미 원재료 공급 측면에서 양사가 협력하고 있어 통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수에서는 여천NCC가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3공장(47만t) 폐쇄와 함께 롯데케미칼과의 통합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1공장(90만t)·2공장(91만5000t), 롯데케미칼 여수공장(123만t) 가운데 하나를 추가로 폐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울산 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66만t), 대한유화(90만t), 에쓰오일(18만t) 등 3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공동으로 재편안을 짰다.

대산산단에서는 가장 빨리 결과물이 나왔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110만t 규모의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폐쇄하는 재편안을 확정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기업들에게 연말까지 기존 NCC 설비를 최대 370만t까지 줄이는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각 업체의 사업재편 동참 여부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각 기업에 맞는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지원 대신, 합리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 오면 그에 맞는 정책 지원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오는 22일 LG화학·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SK지오센트릭·에쓰오일 등 10개 기업 CEO와 만나 이 같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LG화학 여수 NCC공장.(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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