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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EPL 타 구단은 싫었다"… 손흥민, 미국행 뒤에 숨겨진 '눈물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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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당시의 손흥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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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영원한 캡틴' 손흥민(33·LAFC)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떠나 미국행을 선택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밝혀졌다. 기량 저하도, 돈 문제도 아니었다. 그것은 토트넘이라는 팀을 향한 지독할 정도의 '순애보' 때문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손흥민:홈커밍'을 공개했다. 14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지난 10년간 토트넘의 심장으로 뛰었던 손흥민의 영광의 순간들과, 지난여름 팀을 떠나며 흘렸던 뜨거운 눈물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팬들의 가슴을 울린 대목은 이적 배경에 대한 손흥민의 직접적인 고백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너무 사랑했기에 떠난다는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적을 앞두고 선택지는 많았다. 하지만 EPL 내 다른 팀으로는 절대 이적하고 싶지 않았다. 토트넘을 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는 손흥민이 이적 시장 당시 EPL 타 구단들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여전히 경쟁력 있는 자원이었음에도, 오직 '친정팀을 상대하기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를 스스로 내려왔음을 시사한다. 자신의 커리어보다 팀을 향한 의리를 먼저 생각한 '낭만적인 결정'이었던 셈이다.

    영상에는 지난 8월 서울 프리시즌 투어 당시의 긴박했던 이별의 순간도 담겼다. 손흥민은 경기 전 호텔 방을 돌며 제임스 매디슨 등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작별을 고했다. 동료들조차 "쏘니가 떠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침통해했고, 손흥민 역시 "나의 이적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마음이 괴로웠다"며 당시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나는 토트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고, 그 성과가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닦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반 시즌 만에 13경기 12골 4도움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기며 자신이 왜 '월드클래스'인지를 증명했다.

    지난 11일, MLS 시즌을 마치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다시 찾은 손흥민은 팬들에게 뒤늦은 작별 인사를 건넸다. 구단은 그를 위해 벽화까지 제작하며 레전드를 예우했다. 손흥민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철저하게 '토트넘의 주장'다웠다. 라이벌 팀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 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대신, 그는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떠나는 길을 택했다. 이것이 손흥민이 보여준 마지막 '클래스'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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