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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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0.75%로 올렸지만 국제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애초 일본의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고됐던 만큼 시장 여파가 제한적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0.65%(26.04) 오른 4020.55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0원 내린 1476.3원으로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도 큰 변동이 없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55엔대에서 금리 인상 발표 이후 156.37엔까지 올라 외려 엔화 약세(엔저) 흐름을 보였다.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국 증시는 간밤 뉴욕증시 상승 영향으로 대부분 오름세를 탔다.
채권시장에서는 일본의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2.020%까지 올라 2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 국고채 금리도 연동 효과로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010%로 전 거래일보다 4.3bp(1bp=0.01%포인트), 10년물 금리는 연 3.342%로 3.0bp 각각 상승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 은행 총재가 “지속해서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한 발언이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라고 해석되면서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금융시장 마감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기조를 확인하면서도 최종 금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시장의 관심사였던 중립 금리 수치에 대해서는 “미리 특정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향후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는 모호성을 선택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엔캐리 자금의 청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가 올라 미국과의 금리 차가 줄어들면 그간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해 온 엔케리 자금이 회수(청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7월31일 일본은행이 연 0.25%로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8월4일) 엔케리 청산 우려에 전세계 증시는 발작 수준으로 일제히 폭락했다. 코스피도 8.8% 급락했다. 일본은행이 일주일 뒤 ‘추가 인상은 없다’고 밝힌 뒤에야 변동성은 진정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일본 경제가 초저금리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본격적인 금리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1∼3회 인상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진단이다.
일본은행은 향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적극 재정과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간극이 크다. 일본은행으로서는 회복중인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한 차례 더 올려서 상징적으로 1%대 금리를 기록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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