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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1 (일)

    도쿄 고급 사우나서 화재···30대 부부 탈출 못하고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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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문

    서울경제


    일본 도쿄 아카사카의 한 고급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용객이던 30대 부부가 탈출하지 못하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사우나실 출입문 구조와 비상장비 관리 부실이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과 TBS 등에 따르면 가와사키시에 거주하던 마쓰다 마사야(36) 씨와 아내 요코(37) 씨는 지난 15일 도쿄 아카사카의 한 건물 3층에 위치한 개인 사우나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가 발생한 사우나실은 1인 또는 소규모 이용객을 위한 독립 공간으로, 발견 당시 내부에서 잠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마스터키를 이용해 출입문을 개방한 뒤 내부로 진입했다. 문을 열었을 당시 사우나실 내부는 연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남편은 아내를 감싸듯 엎드린 상태로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탈출 흔적 없이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부부의 어깨와 등 부위에서는 화상 흔적이 발견됐고, 사우나실 내부의 등받이와 좌석 일부도 불에 그을린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불에 탄 수건이 발견돼 화재 발생과의 연관성이 조사되고 있다. 경찰은 사우나실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발화 원인을 확인 중이다.

    특히 사우나실 출입문 구조가 사고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당 사우나실의 문은 나무로 된 손잡이를 돌려야 열리는 방식이었는데, 사고 당시 안쪽과 바깥쪽 손잡이 모두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손잡이가 고장 나면서 내부에서 문을 여는 것이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우나실 내부에 설치된 비상벨 역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나 종업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2023년경부터 비상 장치의 전원을 꺼둔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비상설비 관리 소홀 여부와 관련한 책임 소재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남편의 손에서 출혈 흔적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화재 직전 출입문 유리를 깨고 탈출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사우나는 고급 시설을 표방하며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용 요금은 최대 39만 엔(약 37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부부 사이에는 어린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요코 씨의 소셜미디어에는 어린 딸의 사진과 함께 “이 아이가 드레스를 입을 때까지 살고 싶다”는 글이 남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과 함께 사우나실 출입문 구조, 비상 장비의 관리 상태 등 전반적인 안전 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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