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CEO "AI 이용시 기기 매우 중요"
타사 생태계 종속 벗어나려면 자체 기기 필요
메타·구글·삼성·알리바바 등 경쟁 치열
챗GPT 열풍을 이끈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진정한 경쟁자로 애플을 지목했다. 최근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의 진화에 사내에 ‘중대경보’(코드레드)를 발령할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애플을 정조준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AI 전쟁의 승부처가 하드웨어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뿐만 아니라 메타, 구글, 삼성전자(005930),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의 AI 기기 시장 선점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이달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계에서 구글과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진정한 경쟁은 오픈AI와 애플 사이에서 벌어질 것”이라며 “AI 이용 측면에서 기기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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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애플을 견제하는 이유는 AI 패권 경쟁에서 승부처가 하드웨어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픈AI의 챗GPT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 등 스마트폰 위에서 구동되는 하나의 앱 수준이다. 애플과 구글은 앱스토어 수수료나 개인정보 정책을 통해 챗GPT 수익 모델과 데이터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하드웨어까지 개발하며 타사 생태계 종속을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체 AI 기기가 확산하면 더 많은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고 하드웨어 판매 매출도 올리며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오픈AI는 실제로 AI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5월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지낸 조니 아이브의 AI 기기 스타트업 ‘IO’를 65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에 인수했다. 아이브는 과거 애플에서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기기 개발을 이끌었다. 아이브는 2019년 애플을 떠났다. 이후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을 창립했고 애플 출신 스콧 캐넌, 에번스 핸키, 탕 한 등과 함께 io를 설립한 바 있다. 오픈AI는 io 인수를 통해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생산 전문가를 확보했다. 아이브는 지난달 AI 기기의 첫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기기 공개는 2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구글·삼성·알리바바 등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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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헤드셋 형태의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XR’을 선보인 바 있다. 구글도 젠틀몬스터, 워비파커 등 안경 브랜드와 협력한다. 아마존은 올해 7월 대화 기록과 전사 기능을 갖춘 손목밴드를 개발하는 AI 웨어러블 스타트업 비를 인수했다.
중국 기업들도 AI 기기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대표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달 스마트 안경 ‘쿼크 AI’를 출시했다. 알리바바의 생성형 AI ‘큐원’을 탑재했다. 알리바바의 업무용 메신저 플랫폼 딩톡은 발표 내용 등을 녹음해 요약, 분석하는 신용카드 크기의 AI 기기를 올해 출시했다. 이 기기는 대형 회의실 등에서 최대 8m 떨어진 거리에서 말해도 내용을 분석한다. 중국 스타트업인 러러 가오샹 교육기술은 자녀의 영어 교육을 돕는 여행용 목베개 형태의 AI 기반 번역 기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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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새 AI 기기 개발 기업은 대중화를 위해 실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스타트업 휴메인의 옷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AI핀’과 래빗의 ‘R1’, 프렌드의 AI 목걸이 ‘프렌드’ 등 AI 기기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제한적인 활용도로 인해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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