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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3200명 정신없는 건설현장… AI·통합관제로 안전 지킨다[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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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 가보니
    ‘사고 전 먼저 막는다’는 생각으로
    100여대 CCTV로 실시간 관리
    화재 여부·안전모 미착용 등 인식
    건설장비 사각지대 진입땐 경고음


    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810번지 일대 디에이치 클래스트 건설 현장 통합관제실. 고정식·이동식 CCTV 화면을 통해 공사 구역 전반이 실시간으로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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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찾은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현장. 하루 평균 3200여명의 근로자가 투입되는 초대형 공사 현장은 통합 관제 시스템 아래 작업과 안전 관리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착공 2년 차를 맞은 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과 차량계 장비가 쉼 없이 움직였고 사소한 부주의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스마트 건설 뿐만 아니라 최신 AI 기술까지 총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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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관제실 벽면 모니터에 타워크레인 운행 현황과 작업 반경, 충돌 방지 정보가 시각화돼 표시되고 있다. 건설 현장에 마련된 근로자 전용 쉼터에서 근로자들이 작업 중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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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CCTV로 실시간 위험 포착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디에이치 클래스트 통합관제실에서는 고정식과 이동식을 포함해 현장에 설치된 100여대의 CCTV 화면을 통해 전체 작업 공정이 실시간으로 확인된다. 주요 공정 구간과 장비 작업 구역, 작업자 동선이 겹치는 지점의 영상이 분할 화면으로 표시됐고 타워크레인 운행 현황과 충돌방지시스템 작동 여부, 차량계 장비 이동 경로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루 수천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현장은 사람의 눈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며 "통합관제실에서 전체 흐름을 먼저 보고, 위험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현장에 전달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장비 관리 방식도 달라졌다. 타워크레인과 건설용 리프트의 운행 상황이 통합관제 시스템과 연동돼 있다. 굴착기·지게차·불도저 등 차량계 건설장비 9종이 관리 대상이다. 장비 사각지대에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고 방송이 송출되고, 동일 구역 내에서 복수 장비가 동시에 작업할 경우 위험 상황 발생 시 유도원을 통해 각 장비에 위험 알림이 전달된다.

    이 관계자는 "장비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큰 만큼 사후 대응보다 접근 자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통합관제실과 별도로 마련된 AI CCTV 상황실에서는 주요 작업 구간에 설치된 CCTV 영상이 AI 기능을 통해 위험 요인을 분석한다. 실제로 작업자의 안전장비 미착용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모습도 실시간으로 확인됐다.

    이 AI 기술에는 약 200만건 이상의 건설 현장 데이터가 학습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AI 카메라는 위험구역 무단 진입과 화재·연기 발생 여부는 물론, 굴착기·지게차·불도저 등 차량계 건설장비 주변으로 작업자가 접근하는 상황까지 함께 인식해 장비 사각지대와 작업자 동선을 동시에 관리한다.

    ■근로자 중심 안전문화 정착

    현장에서는 고위험 작업자를 중심으로 바디캠 착용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신호수와 유도원, 감시자 등이 바디캠을 착용한 채 작업에 투입되고, 작업 과정이 기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감시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작업자 스스로 위험 행동을 인식하게 하는 장치"라며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호협력적 문화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시 피해 강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도 병행되고 있다. 추락 방지 조치가 어려운 고소 작업 구간에는 스마트 에어백이 비치돼 있고, 옥외 고위험 작업 근로자에게는 충격 흡수 기능이 강화된 안전모가 지급된다. 근로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안전보장권과, 건강 이상 시 스스로 빠질 수 있는 작업열외권도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다국어 번역 기능이 포함된 H-안전지갑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안전 정보가 전달된다. 관계자는 "지시받는 안전이 아니라, 작업자가 스스로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50개 동과 상가 3개 동, 공공청사 1개 동을 조성하는 총 사업비 3조9319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공사 기간은 2024년 3월부터 2027년 11월까지 44개월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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