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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노동이 함께하고 사람이 중심 되는 AI 대전환[기고/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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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올 9월, 청년들이 수개월 동안 디지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KDT(K-Digital Training) 해커톤’에 함께한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장이었다. 프로야구 원정 팬들에게 지역 맛집과 관광지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 AI를 활용한 불법주차 감지 프로그램, 농촌과 도시 청년을 이어 주는 ‘일·여행 추천 앱’ 등 지역의 문제와 이웃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청년들을 보면서, 이 시대의 화두인 청년과 지역을 연결하는 직업능력 개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바야흐로 ‘삼중 전환’(인구구조, AI, 탄소중립)의 시대라고 한다. 비교적 우리가 예상하고 준비해 왔던 두 전환과 달리, AI 대전환은 빠르게 그리고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AI가 노동시장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있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AI를 잘 다루는 사람을 키우는 것, 즉 AI 능력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8일 ‘노동시장 AI 인재 양성 방안’도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AI로 인한 일하는 방식과 일터 문화의 변화는 우리가 마주하는 엄연한 현실인 만큼, 노동시장에 있는 모두의 ‘AI+역량 Up’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우선 일자리 상황별 맞춤형 AI 훈련을 강화한다. ‘AI 캠퍼스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AI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 노동자를 위해서는 기업 발굴부터 진단, 맞춤형 AI 훈련까지 연계해 지원함으로써 노동자 역량과 기업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중장년 등에게도 전국 39개 폴리텍 등을 통해 AI 기초 활용부터 직무 연계 활용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국민의 평생 직업능력 개발을 담당하는 부처로 AI 훈련 기반도 탄탄히 다진다. ‘피지컬 AI 실습실’을 4곳에 설치해 지역 기업에 개방하고, 대기업의 AI 훈련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공유하는 ‘AI 공동훈련센터’ 20곳도 새로 설치하는 등 지역 AI 훈련 인프라를 확충한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AI 교·강사도 차질 없이 양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업을 통해 각 사업을 씨줄과 날줄처럼 연결한다. 예컨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통합바우처’와 같은 기업 AX(AI 전환) 지원 사업과 노동부의 기업 AI 훈련 사업을 연계함으로써 중소기업이 AI 도입의 효과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AI 훈련 참여자의 취·창업 연계, 우수 AI 콘텐츠 공유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사업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다.

    이제 202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잠시의 멈춤도 없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여러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며 우리의 일터와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담겨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럴수록 노동이 함께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AI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이것이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중요한 길이기 때문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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