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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中전기차 공습에… 폭스바겐 獨공장 문닫고, 美日도 축소-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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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덴 공장 88년만에 완전 폐쇄

    GM “디트로이트 공장 1200명 해고”

    닛산, 日공장 2곳 2년내 폐쇄 계획

    “현대차, 친환경차 선점 기회” 분석

    배터리업계 “대체수요 확보에 사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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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의 전기차 공세와 수요 둔화(캐즘) 영향으로 글로벌 유력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를 생산하던 자국 공장을 폐쇄하거나 규모를 크게 축소하기 시작했다. 21일 유로메탈 등 현지 업계 전문지들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20일(현지 시간)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폭스바겐 트랜스패런트’ 공장 가동을 완전히 멈췄다. 이 회사가 독일에 있는 공장 문을 닫는 것은 1937년 설립 이후 88년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공장 가동 중단을 논의해 온 폭스바겐은 노동조합과 합의해 직원 3만5000여 명도 감축했다. 2002년 준공된 이 공장은 ‘e-골프’와 ‘ID.3’ 등 소형 전기차를 집중 생산하던 시설이었다.

    잇따라 폐쇄되는 전기차 공장

    미국과 일본도 자국 전기차 공장을 닫고 있다. 미국 GM은 내년 1월부터 디트로이트의 전기차 공장 ‘팩토리 제로’ 운영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줄이고 근로자 1200명도 해고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만든 ‘얼티엄셀스’ 배터리 공장도 내년 초부터 약 반년간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도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의 3대 자동차회사에 이름을 올렸던 닛산은 자국 공장 2곳을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전기차 생산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원인은 중국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 때문이다. 전기에너지 벤치마크 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중국 전기차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62%에 달한다. SNE리서치의 업체별 시장점유율 자료를 봐도 올해 1∼10월 상위 10개 전기차 판매 회사 중 중국 기업이 6개에 달했다. 이들 6개 업체의 점유율은 45.8%에 달한다.

    중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이 내세운 친환경차 지원 정책 후퇴가 오히려 기업들의 전기차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미국은 전기차를 살 때 주던 최대 7500달러(약 1100만 원)의 보조금을 10월부터 없앴다. 유럽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정책을 철회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더 이상 전기차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 같은 글로벌 업계의 움직임이 현대차그룹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 차에 주력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등 내연기관 외에도 다양한 친환경 차종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그 외에도 중국 대비 기술력이 높은 수소연료전지차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에 집중해 중국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ESS로 체질 바꾸는 韓 배터리

    반면 한국 배터리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 체결한 9조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SK온도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의 생산 시설을 분리해 각각 독립 운영하기로 결정하는 등 시장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저장 수요가 늘면서, 일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배터리 업체들은 ESS 등 대체 수요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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