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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스페이스X 우주선 폭발 때 50분간 파편 낙하...항공기 운항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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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시험 발사 도중 폭발
    인근 세 항공편 '위험천만'
    사측, 당국에 즉각 안 알려


    한국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발사체 '스타십'이 1월 16일 7차 지구궤도 시험 비행을 위해 발사 도중 폭발해 대서양으로 낙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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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발생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인 '스타십(Starship)'의 폭발 사고 당시 인근 여객기 항로에 파편이 쏟아져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주 개발 시대를 맞아 로켓 시험 발사가 많아지면서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극도로 위험한 상황' 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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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발사체 '스타십'이 1월 16일 7차 지구궤도 시험 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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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J는 이날 미국 연방항공국(FAA) 기록 문서를 입수해 "지난 1월 스페이스X 우주선 폭발 사고 당시 카리브해 일대에 불타는 파편들이 쏟아졌다"며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항공 안전에 더 큰 위험을 초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페이스X는 1월 16일 오후 4시 37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7차 지구궤도 시험 비행을 위해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초대형 우주선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스타십으로 달과 화성을 탐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시험 발사에서 2단 우주선이 1단 로켓과 분리된 이후 공중에서 폭발했다.

    FAA 문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폭발로 인해 불타는 파편들이 약 50분 동안 카리브해 지역 곳곳에 흩날렸다. 만약 파편들이 비행 중인 항공기에 부딪혔다면 기체 파손과 승객 인명사고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항공 관제사들은 항공기가 잔해 인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업무량이 증가하고 '극도로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FAA는 지적했다.

    향후 연 200회 이상 로켓 발사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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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3만6,000㎞ 상공인 정지궤도까지 우주물체(흰색 점들)가 분포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그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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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스타십 폭발 사고 후 인근 상공에 있던 총 450여 명을 태운 세 편의 항공편이 모두 연료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임시 비행금지 구역을 통과했다. 이들 조종사는 파편 잔해가 있는 지역을 통과해 비행을 계속할지, 아니면 해상에서 연료 부족 위험을 감수하고 우회할지 선택해야 했다.

    아울러 스페이스X가 당시 폭발 사실을 FAA에 즉시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FAA는 발사 업체가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보고하기 위해 공식 핫라인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스타십 우주선이 시험 비행 관련 정보 제공을 중단한 지 4분 만에 '비행금지 구역' 발령이 떨어졌으나, 스페이스X는 그로부터 15분이 지나서야 스타십 폭발 사실을 FAA에 전달했다.

    이를 계기로 최근 로켓 발사 횟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주 쓰레기가 안전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WSJ에 따르면 향후 몇 년 동안 연평균 200~400회의 로켓 발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여 차례의 발사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스페이스도 내년엔 더욱 성능이 개량된 스타십을 발사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 지난 9월 한 팟캐스트에서 "매우 급진적인 재설계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다소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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