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값도 장중 70달러 넘어 역대 최고
베네수엘라 봉쇄 등 지정학적 긴장
“투기세력 원인, 언제든 폭락”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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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과 은 값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봉쇄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불확실성이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은 오후 3시 30분 기준 트로이온스(약 31.1g)당 전 거래일 대비 0.73% 오른 4476.21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 4497.82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현물 가격도 장중 7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가장 높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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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봉쇄 조치에 나서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금과 은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된 가운데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함에 따라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약 밀반입, 인신매매 등 여러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금과 은 가격은 23일 기준 각각 68.6%, 134.6% 급등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1979년 이후 상승 폭이 가장 높다. 1979년 금과 은 현물 가격은 각각 123%, 435% 오른 바 있다. 금값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금값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4900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금값이 투기 세력에 의해 과도하게 급등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지정학적 위험과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주가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을 들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현재 금 시장은 단기 투기 세력의 자동 매수 주문이 대거 실행되고 있다”며 “단기 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되고 나면 언제든 오를 수 있고 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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