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이언스홀딩스가 개발한 '미라이 인간 세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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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있기만 해도 15분 만에 전신 목욕을 마칠 수 있는 이른바 '미래 인간 세탁기'에 대한 주문이 일본에서 늘고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간편한 위생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자동 목욕 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일본 사이언스사가 지난달 출시한 인간 세탁기가 제공하는 '목욕 체험'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기기는 미래적인 외관에 우주선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유선형 디자인을 갖췄으며, 슈칸분슌은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회복 장치인 '메디컬 머신'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사용자가 머리카락에 샴푸를 바른 뒤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 스크린에 '주수(물 채우기)'라는 문구가 표시되고 발밑에서 온수가 분사된다. 수 초 만에 약 350리터의 물이 가슴 아래까지 차오르며 본격적인 세정 단계로 들어간다.

세정 과정에서는 '마이크로 버블'이 발생해 피부를 씻어내는 방식으로, 물에 잠긴 부위는 사용자가 별다른 동작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세척된다. 동시에 등 쪽에 장착된 센서가 사용자의 심전도와 자율신경 상태를 분석해 안정감을 주는 영상과 음악을 제공한다.

이어 목 윗부분과 얼굴, 머리를 향해 물줄기가 분사되며, 물줄기 강도는 인공지능(AI)이 심전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조절해 불편감을 최소화한다. 15분간의 샤워 과정이 끝나면 배수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분사돼 전신을 말려준다.

체험에 나선 슈칸분슌 기자는 “15분 만에 전신을 고르게 씻겨주는 전자동 시스템”이라며 “목욕이 번거롭다고 느끼는 이들이나 혼자 목욕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인간 세탁기는 가격이 약 6000만엔(약 5억6400만원)에 달하며,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작돼 납기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된다. 오사카 도톤보리의 크리스털 호텔과 도쿄 이케부쿠로의 한 살롱 등에서 도입이 결정됐으며, 욕탕을 갖춘 호텔과 해외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앞서 일본 가전 유통업체 야마다홀딩스를 통해 도쿄 도시마구의 대형 가전 매장 '라비(LABI) 이케부쿠로 메인 스토어'에서 판매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일본 사회에서 이 기기가 간병 및 헬스케어 분야로 활용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일부 간병 현장에서는 이미 인간 세탁기 개념을 응용한 장비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김명선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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