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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속으로]채용부터 CES까지…현대차의 다음 베팅은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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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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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산업의 화두였던 전동화와 소프트웨어를 넘어서 최근 완성차업계의 시선은 '로봇'으로 향하고 있다. 단순 자동화 설비를 넘어 사람처럼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차세대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을 미래 사업의 주변부가 아닌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내 연구사업조직 로보틱스랩은 양팔을 사용하는 바이매니퓰레이터(Bi-Manipulator) 로봇 제어 분야 연구 인력을 이달부터 상시 채용하고 있다. 비정형 환경에서의 로봇 작업 수행을 목표로 강화학습과 모방학습 기반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직무로 의료용 착용 로봇과 산업용 관절 로봇까지 포괄한다. 단순한 로봇 팔이 아니라 사람처럼 양손으로 일하는 로봇을 전제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인공지능(AI)과 접목한 로봇을 '피지컬 AI' 전략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투자할 계획인 125조원 가운데 약 50조5000억원을 AI와 로봇 등 미래 신사업에 배정했다.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한 기술 축적도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와 휴머노이드의 기술적 중첩은 명확하다. 자동차의 SDV(소프트웨어중심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자동차로 로봇처럼 인지-판단 -구동이라는 동일한 시스템 구조를 갖는다. 휴머노이드의 '관절'이라 불리는 액추에이터는 로봇 동작 구현의 핵심 요소인데 완성차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모터, 배터리, 제어기, 센서 기술을 로봇에 접목할 수 있다.

    로봇 산업에서 주도권 경쟁은 이제 하드웨어로 옮겨가고 있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40~50개가 들어가는 액추에이터는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또 정밀 감속기와 로봇 핸드는 성능과 상용화를 가르는 요소다. 인공지능의 판단을 실제 움직임으로 구현하지 못하면 산업적 가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존 노동자 중심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난 스마트공장 구축에도 로봇은 필수적이다. 자동차 제조공정 가운데 자동화율이 15%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의장 공정은 휴머노이드 투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자동차 공장은 휴머노이드에 하나의 실험실에 가깝다. 반복적이면서도 복잡한 작업 데이터가 대규모로 축적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랩을 통해 제어 알고리즘과 시스템 기술을 내재화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로봇을 '사서 쓰는 장비'가 아니라 자동차처럼 설계하고 검증하며 양산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다. 로봇 분야 진출이 실험 단계를 지나 산업화 국면으로 넘어가는 속도는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이같은 흐름은 내년 공개될 CES 무대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음달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미디어데이'에서 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발표한다. 현장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처음으로 실물 시연하며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중심으로 한 상용화 전략을 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SDF(소프트웨어정의공장)를 활용해 로봇을 검증하고 데이터 기반 생산 체계로 학습·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AI 로보틱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그룹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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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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