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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이슈 입국 제한과 금지

    미국, '빅테크 규제 주도' 유럽인 5명 입국금지…EU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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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주도한 브르통 전 EU 위원 포함
    "부당 조치로부터 단호히 대응할 것"
    마크롱 "비자 금지 조치 규탄한다"


    한국일보

    2023년 6월 22일 당시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수 담당 집행위원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EU 사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브르통 전 위원을 비롯한 유럽인 5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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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빅테크 규제’를 주도했던 전 유럽연합(EU) 고위 관료를 비롯, 유럽인 5인의 입국을 금지하자 EU가 강력 반발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미 당국에 해명을 요구하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부당한 조치로부터 규제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는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낸 티에리 브르통 전 EU 내수 담당 집행위원과 독일인 비영리 단체 활동가 등 총 5인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브르통 전 위원은 유럽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에 대한 검열 기준을 강화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주도했다.

    2022년 제정된 DSA는 허위정보와 혐오 발언 등이 SNS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 관리 의무를 부여했다. 위반 시 기업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이에 미국은 이 법을 두고 “미국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규제“라고 비판해 왔다. 최근 EU는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X)가 DSA를 위반했다며 벌금 1억2,000만 유로를 부과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역내 시장∙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브르통은 유권자들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유럽 전체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며 “브르통과 이번에 조치를 당한 모든 유럽인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 지도자와 당국자들의 규탄도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에 “프랑스는 브르통을 비롯한 유럽 인사 5인에 대한 미국의 비자 금지 조치를 규탄한다”며 “이는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약화시키는 위협이자 강요로 유럽은 규제 자율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DSA는 EU를 위해 EU가 민주적으로 채택한 것으로, 역외 효과를 갖지 않는다”며 “비자 금지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사자인 브르통 전 위원은 이번 조치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며 “미국인들에게 전한다. 검열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곳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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