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금)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통합이냐 분열이냐' 기로에선 국민의힘... 장동혁·한동훈에 쏠린 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동훈 "장동혁 필리버스터, 노고 많아"
    장동혁 반응 없지만 여전히 복잡한 속내
    당내 "양측 조금씩 양보해 결단 내려야"
    "분열 시 지방선거 필패, 통합 시 시너지"


    한국일보

    한동훈(오른쪽)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8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동혁 의원실 주최 ‘형법 제98조 개정 입법토론회 - 간첩죄 처벌 강화’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강성 우파 행보에 비판해 왔던 친한동훈계가 연일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헌정사상 첫 제1 야당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긍정 평가하면서다. 이를 선뜻 받아들지 않는 장 대표 측 속내도 복잡하다. 내년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결집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강성 우파 설득을 위해선 한동훈 전 대표의 사과가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싼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결단이 '통합 또는 분열'이란 중대 기로에 놓인 국민의힘의 앞날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 내민 한동훈에 반응 없는 장동혁


    최근 양측 갈등 국면에서 손을 내민 쪽은 한 전 대표 측이다. 한 전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장동혁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며 "노고 많으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고 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이에 대해 SBS 라디오에서 "동지가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자는 의미"라며 "동지가 될 수 있는 메시지와 당의 변화, 그리고 손을 함께 잡고 같이 미래로 갔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었다.

    한국일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성탄 예배를 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로 들어가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 대표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장 대표 측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한 전 대표를 포함해 모두와 협력할 건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한 전 대표가 당원들에게 상처를 준 게 많다. 제대로 된 사과를 통해 이들의 마음을 얻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계엄 및 탄핵 정국을 거치며 생긴 강성 당원들의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을 에둘러 언급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당원게시판 문제 등과 관련해 강성 당원들의 마음을 얻어야만 장 대표가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갈등 지속 시 지선 패배 불가피... 양측 결단 기대


    양측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그 과정에 대한 이견은 뚜렷하다. 중도를 향한 외연 확장을 주장하는 한 전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앞세워 12·3 불법 비상계엄 사과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장 대표는 외연 확장보다는 우파 결집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또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계엄 사과 및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소극적이다. 지방선거를 의식해 한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경우, 자신의 지지기반인 강성 당원들의 반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내에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한 영남권 의원이 "중도 및 중도보수 지지를 받은 한 전 대표와 강성 보수 지지를 받는 장 대표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장 대표는 계엄에 대해 분명한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고, 한 전 대표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잠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양측 간 갈등의 뇌관인 당원게시판 논란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