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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3주 끈 온두라스 대선 개표, 트럼프가 지지한 아스푸라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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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후보로 나선 (사진 왼쪽부터)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 릭시 몬카다, 살바도르 나스랄라.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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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온두라스 보수 후보 나스리 아스푸라가 11월 30일 대선 이후 3주여 만에 승자가 됐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아스푸라 후보가 40.3%의 득표율로 중도우파 자유당 후보 살바도르 나스랄라(39.5%)를 간신히 제치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집권당인 리브레(LIBRE)당의 리시 몬카다 후보는 3위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두 후보 간 격차가 워낙 근소한데다 투표 집계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수십만 표에 달하는 전체 투표수의 약 15%를 수작업으로 집계해 승자를 가렸다. 투표 후 몇 주 동안 리브레당은 "선거 쿠데타"라며 시위를 촉구했고 실제로 시위대가 수작업 개표를 방해하며 개표 용지가 보관된 건물에 관계자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초박빙의 표 차이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2명과 대의원 1명이 결과를 승인했다. 세 번째 위원인 말론 오초아는 당선자 발표 영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나스랄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가 집계돼야 할 표를 제외했다며 선거 결과를 부인했다. 다만, 지지자들에게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어떠한 소요나 폭력 행위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나스랄라는 이날 오후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누락에 기반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 민주주의는 피로 때문에, 또는 오늘이 24일이기 때문에 멈추는 게 아니"라며 "오늘은 온두라스 국민에게 가장 슬픈 크리스마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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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미 온두라스에서 4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 투표가 지난 30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사진은 수도인 테구시갈파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하는 모습/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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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두라스 국회의장도 집계 결과를 거부했다. 집권당인 리브레(LIBRE) 소속 루이스 레돈도 국회의장은 X에 "이것은 완전히 불법이며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썼다.

    아스푸라는 67세의 정치인이자 사업가로 수도 테구시갈파 시장을 역임했다. 아스푸라는 결과가 확정되자 "저는 통치할 준비가 됐다.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X에 글을 올렸다. 그는 민간투자가 국가 발전에 필수적이라며 친기업 정책을 내세웠고 일자리, 교육, 안보 공약에 초점을 맞췄다. 온두라스의 동맹 관계를 중국에서 대만으로 바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스푸라가 당선되지 않으면 온두라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온두라스 대선에 직접 개입했다. 마약밀매 및 무기 소지 혐의로 미국에서 복역 중이던 아스푸라 후보와 같은 국민당 소속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투표일 직전 돌연 사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스푸라를 지지한 것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부터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까지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 보수 블록을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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