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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미래 희망' 품은 고령자들의 인지기능 최대 30%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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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욱·이병철 한림대 의대 연구팀 분석
    "미래에 대해 희망적으로 느낀다"는 노인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 점수 20% 높아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동반되면 30% 차이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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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는 고령자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 기능이 최대 3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지욱·이병철 한림대 의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실었다.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65~90세 152명을 선별해 미래를 희망적이라 느끼는지 물어 '희망감 그룹' 77명과 '비희망감 그룹' 75명으로 나눴다. 이들에게 기억력과 언어 능력, 시간·장소 파악 능력 등을 점수화하는 '알츠하이머병 등록구축 컨소시엄(CERAD) 신경심리검사'를 진행해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느낀다'고 답한 그룹의 인지 기능 점수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약 20%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연령과 성별, 교육 수준, 치매 유전자, 혈관 위험도, 음주, 흡연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또 노인의 우울감을 확인하는 심리검사 도구 '노인우울척도(GDS)' 영향을 제거해도 결과는 동일했다. 연구팀은 "희망감이 우울증 여부와 무관하게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독립적 요인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신체활동 수준을 점수화하는 '노인신체활동척도(PASE)'를 활용해 일상 신체활동을 평가했다. 그 결과 중등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유지하면 희망감 그룹의 인지 기능 점수가 비희망감 그룹보다 약 30% 높았다. 반면 신체활동이 부족하면 희망감 여부에 따른 인지점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게 나왔다.

    연구팀은 희망감이 고령자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춰 해마 기능을 보호하는 걸로 해석했다. 또 신체활동은 '뇌유래신경영양인자' 증가와 '신경가소성' 강화를 촉진해 인지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봤다. 운동하면 뇌에 영양이 공급돼 뇌 신경이 더 유연해지고 강해진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화초 가꾸기, 30분 산책하기, 친구와 통화하기 등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과 사회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할 때 미래에 대한 희망감이 자라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긍정적 마음가짐이 규칙적인 신체활동으로 이어질 때 인지기능 보호 효과가 극대화되는 만큼, 희망감 있는 태도와 신체활동 병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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