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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8 (일)

    이슈 스마트폰 소식

    메모리 반도체 부활에 스마트폰도 好好…종합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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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 DNA…‘뉴 삼성’ 부활 이끈 李더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의 CEO’ 종합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총 3개 부문(경제 발전 기여, 혁신 경영, 사회적 책임) 중 2개 부문(경제 발전 기여, 사회적 책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선 SK하이닉스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다시 가져왔다. 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도 수주를 늘렸다. 성과 측면에서 단연 돋보였다는 평가다. 덕분에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40조원 안팎이다. 내년 전망은 더 좋다. 일부 증권사에선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가능성까지 제시된다. 올해 초 사장단 만찬에서 ‘사즉생(죽고자 하면 산다)’을 강조한 그의 비전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의 ‘뉴 삼성’ 리더십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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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의 CEO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경제 발전 기여와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제공)


    메모리 반도체 1등 DNA 부활

    HBM 뛰고 범용 D램 날았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위기 국면이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의심했다. HBM 핵심 고객인 엔비디아향 HBM3E 품질 검증 승인이 늦어지면서다. 자연스레 HBM 주도권은 SK하이닉스로 넘어갔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등 주문형반도체(ASIC) 진영 존재감 확대로 새로운 공급처가 생기며 기회를 잡았다. 엔비디아 HBM4 공급도 가시권이다. 이를 계기로 메모리 반도체 리더 자리를 되찾는 모양새다.

    고객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AMD HBM3E 공급망에 진입했다. AMD의 주력 인공지능(AI) 가속기인 MI350에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공급 중이다. 차세대 MI450에 탑재할 6세대 HBM4 납품전 역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SIC 진영의 ‘설계자’로 불리는 브로드컴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의 구글향 HBM 물량의 60% 이상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당초 해외 주요 투자은행과 시장조사 업체에서는 구글의 TPU에 SK하이닉스 HBM3E 12단이 독점 공급되거나 주력 공급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HBM 부문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판도가 뒤집히고 있다.

    이뿐 아니다. 어려움을 겪던 엔비디아 공급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 최종 샘플을 유상으로 납품하며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유상 샘플 공급은 제품 성능이 고객사 요구 수준에 근접할 때 이뤄진다. 정식 계약 직전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특히 삼성전자 HBM4는 업계 최초로 10나노(㎚·10억분의 1m) 6세대(1c) D램 공정이 적용된 만큼 눈길을 끈다. 5세대(1b) D램 기반으로 HBM4를 양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삼성전자는 1b를 건너뛴 1c D램 기반 HBM4를 내세웠다.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 순으로 개발된다. 6세대인 1c 공정은 선폭이 좁아 공정 난도가 높은 대신 용량과 성능 향상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SIC 업체들의 HBM3E 주문 급증으로 HBM3E 가격도 20~30%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HBM4 출하 증가까지 더해져 탄력적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00조원 진입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재계는 1등 DNA 부활 배경으로 이 회장의 ‘직접 뛰는 리더십’을 꼽는다. 이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당시 ‘깐부 회동’뿐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을 찾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AI 기업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파운드리사업부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연이은 빅테크 수주 확보로 반등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파운드리 단일 계약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할 방침이다.

    일찌감치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속도를 냈다는 점도 긍정적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며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파운드리 수주 가능성까지 점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사업부는 AMD가 설계한 반도체를 자사 2㎚ 2세대(SF2P) 공정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AMD가 의뢰한 제품은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칩으로 추정된다.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도 분위기가 좋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부문은 3분기 매출 48조4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27.7% 늘었다. 지난 7월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 시리즈가 흥행한 데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시리즈도 인기를 이어간 덕분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내년 스마트폰 판매량을 약 2억4000만대로, 태블릿 판매량은 약 2700만대로 추정했다. 이를 통해 내년 130조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앞세웠다. 최근 몇 년간 MX사업부 연매출이 100조원 안팎에 그쳤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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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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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기술 넘어 AI가 중심으로

    이재용식 전환기 리더십

    이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전사 차원의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를 추진 중이다. 방향성은 명확하다. 산업 패러다임 측면에서 AI가 중심으로 떠오른 만큼, 단순히 ‘AI를 잘 쓰는 회사’가 아닌 ‘AI로 움직이는 회사’로 바뀌겠다는 의지다. 재계는 전통 제조업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이 회장의 결단으로 풀이한다.

    AI 시대는 전통 제조업 시대와 생존 방식부터 다르다. 과거에는 특정 사업부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나 스마트폰처럼 ‘에이스 사업’ 하나만 잘 돌아가도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AI 시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반도체 설계부터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스마트폰 등 완제품 등 다양한 사업부가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어느 한 축만 뒤처져도 전체 가치사슬이 흔들리는 형태다.

    올해 초 이 회장이 ‘사즉생(죽고자 하면 산다)’을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당시 사장단 만찬에서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는 뜻을 전했다. 당시 ‘삼성 위기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과 기술 리더십 확보를 주문했다. 재계는 신년 사장단 만찬에서 사즉생 각오가 AI 대전환 시기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본다. 이 회장은 내년 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해 새해 경영 방향과 사업 전략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결단력’으로 대표되는 이 회장의 리더십이 전환기에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한다. 조직이 전환기에 들어서면 리더십의 초점도 이동한다. 단기 실적보다 변화의 방향을 분명히 하고 사업부와 조직 구성원이 그 방향으로 일관되게 움직이도록 ‘정렬하는 힘’이 핵심이다.

    최근 조직 개편에서도 삼성전자의 AI 드리븐 컴퍼니를 읽을 수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는 D램·낸드 개발을 총괄하는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은 기존 메모리사업부 산하 D램 개발실에 플래시 개발, 솔루션, 패키징 기능을 더해 확대 개편했다. 글로벌 제조 인프라 총괄 산하에는 ‘디지털 트윈센터’가 설치됐다. 지난 10월 이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깐부 회동’으로 구상이 그려진 ‘반도체 AI 팩토리’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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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2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13기 교육생들이 프로젝트 발표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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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인재’ 양성도 총력

    SSAFY 연간 2000명 교육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의 사회적 공헌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그룹은 소프트웨어(SW)·AI 인재 양성을 위해 2018년부터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를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다. 이 회장은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 인력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기업도 성장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며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우수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갖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AI 등 첨단 기술 인력 확보가 각국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다. 이 가운데 한국은 관련 인재가 최소 58만명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김인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에 의뢰해 발표한 ‘이공계 인력 부족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의 중급 인재는 29만2000여명 부족하다. 고급 인재도 28만7000여명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 드러나듯 관련 인재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SSAFY는 1기수당 1000여명씩 연 2기수 교육생을 모집해 연간 2000여명을 교육한다. 최근 AI 교육을 강화하면서 1년 총 교육 시간을 기존 1600시간에서 1725시간으로 확대했다. SSAFY는 모든 교육 과정이 무상이다. 교육생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도 지급한다.

    SSAFY는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12기까지 1만125명이 수료했고, 이 가운데 약 8566명이 취업해 85%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인재 육성뿐 아니라 중소기업 상생 강화도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비전’을 제시하고,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에 힘쓴다. 그룹 차원에서 1~3차 협력 회사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설비투자, 기술개발,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자금대출에 대해 저리로 대출을 지원 중이다. 지원 규모만 2025년 상반기 기준 2조321억원(1051개사 지원)에 달한다. 또 중소·중견 협력사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은 물론 협력사의 안전·환경 투자 비용에 대해 무이자 대출 지원도 진행 중이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0호 (2025.12.24~12.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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