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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한파에 뇌혈관도 긴장…두통 신호 가볍게 넘기면 안 돼[100세 시대 건강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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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두통 오고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면 즉시 의료기관 찾아야
    평소 혈압이나 혈관 건강 문제 있다면 주의 필요


    파이낸셜뉴스

    김주연 원장(바른세상병원 뇌신경센터 / 신경과 전문의)


    [파이낸셜뉴스] 70대 이모씨는 최근 칼바람 속에 바깥활동을 한 이후로 아침마다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운 느낌이 이어졌다. 외출하고 돌아온 날에는 잠시 한쪽 팔에 힘이 빠져 젓가락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증상이 곧 가라앉자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찝찝한 마음에 병원을 찾은 그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뇌혈관이 급격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를 겪고 있을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이 씨는 적잖이 놀랐다.

    기온이 급격이 낮아지는 한파가 찾아오면 우리 몸은 체온을 지키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과정에서 혈압이 상승한다. 이러한 변화는 좁아진 혈관을 혈액이 통과하는 데 부담을 준다. 평소 혈관이 약한 사람에게는 뇌혈류가 줄어들거나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특히 고혈압·당뇨·고지혈증과 같은 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변화가 더욱 크게 작용해 겨울철 뇌줄중 발생률이 실제로 높게 보고되고 있다.

    찬 공기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는 상황 역시 주의해야한다. 급격한 추위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심박수와 혈압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새벽 시간대는 체온이 가장 낮고 혈압 변동이 심해 겨울철 뇌졸중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는 시간대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추운 날씨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신체 내부의 뇌혈관 환경을 변화시키는 만큼, 계절적 요인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론 모든 두통이 뇌질환 신호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후로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이 나타나거나 두통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특히 평소 혈압이나 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겨울철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사소한 증상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뇌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외출 전후 보온을 철저히 하고,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규칙적인 혈압 관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새벽 시간대 무리한 활동 자제 역시 도움이 된다. 한파가 이어지는 계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이며 체온과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김주연 원장(바른세상병원 뇌신경센터 / 신경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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