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틱톡 매각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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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회를 우회하며 영향력을 확대하자, 공화당 내에서조차 중앙 정치의 한계를 느끼고 선거 불출마를 택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공화당 소속 연방 상·하원의원이 3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 25명, 민주당 의원 19명이 내년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했다.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 5명과 민주당 의원 4명이 출마 포기를 결정했다.
공화당에서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댄 뉴하우스(워싱턴) 하원의원 등이 정계를 떠나기로 했다. 특히 뉴하우스 의원은 2021년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안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 두 명 중 한 명이다.
이는 의회 권력이 약화하고 정치 양극화가 심화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재입성 이후 관세 부과, 연방 공무원 감축, 카리브해 군사 작전 등 굵직한 정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의회 입법 절차를 우회하거나 선제적으로 차단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서명한 행정명령은 225건으로 첫 임기 4년간 서명한 행정명령 수보다 이미 5건이 많다. 이는 올해 의회가 처리한 법률 61건과도 대조된다.
의회 기능이 마비된 사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역대 최장인 43일간 이어졌다. 셧다운 종료 이후에도 의원들은 정치 공방을 거듭하다 의료 보조금이나 정부 재정 지원에 대한 합의 없이 회기를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주지사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10명이 내년 11월 예정된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거나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CNN은 한 선거철에 특정 정당 소속 하원의원이 이처럼 대거 주지사 선거에 도전한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하원의원 단 한 명만이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고 있다. CNN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220석 대 213석·2석 공석)를 간신히 유지하며 입법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연방 의회보다 주 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이행을 포함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올해를 힘차게 출발했고, 지난 7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당파성과 정치 양극화, 정쟁 심화로 의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의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주지사는 주 정부 운영에서 비교적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 특히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앨라배마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은 “의회에서는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법안 한두 개에 찬반 투표를 할 수는 있지만 주 정부에서는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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