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S와 3.9조원 규모 계약…"재무적 타격 없을 것" [소부장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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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와 체결했던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일주일 전 포드와의 대규모 계약 해지에 이어 추가 취소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배터리 업계의 구조조정 우려가 커진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시를 통해 FBPS의 배터리 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2024년 4월 체결한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상호 협의로 해지한다고 밝혔다. 해지 금액은 공시일 환율 기준 약 3조9217억원으로 전체 계약 규모(27억9500만 달러) 가운데 이미 이행된 물량을 제외한 잔여분이다.
이번 계약은 2024년부터 2031년까지 FBPS에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FBPS는 독일 프라이덴베르크 그룹 계열사로 북미 상용차 시장을 겨냥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배터리 사업 전반에서 철수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포드와 체결했던 2027~2032년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공급 계약(약 9조6000억원)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두 건을 합치면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에 취소된 계약 규모는 약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회사 측은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FBPS와의 계약은 전용 설비나 맞춤형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 없는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용 설비 투자나 추가 비용 투입이 없었던 계약으로, 계약 해지에 따른 투자 손실이나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불확실성이 큰 고객을 정리하고 보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을 '선택과 집중'의 시기로 보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사업부 산하에 신시장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기버스, 전기선박, 레저용 모빌리티 등으로 표준화된 배터리 제품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빠른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 공장을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해 조기 양산에 돌입했으며, 폴란드와 캐나다 생산거점에서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는 등 생산 체계 재편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제품과 글로벌 생산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도 ESS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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