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이집트·튀르키예 등 "이스라엘 규탄"
이스라엘 총리실은 2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소말릴란드와 국가 수교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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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의 미승인 국가인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소말릴란드가 대사 임명과 양국 대사관 개설 등을 담은 수교 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사르 장관은 "지난 1년간 협의 끝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압디라흐만 무함마드 압둘라히 소말릴란드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번 협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가와 지역의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 상호 관계를 증진시켜 나갈 것"이라며 "제도적 협력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부처에 신속히 작업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압둘라히 대통령과 화상 통화에서 양국의 외교 관계 수립을 "획기적이고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이스라엘 방문을 요청하고 "양국 협력 확대의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압둘라히 소말릴란드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국을 독립적인 주권 국가로 공식 인정한 이스라엘의 발표를 환영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에서 분리된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공식 인정한 건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소말릴란드는 인도네시아, 남수단, 리비아, 우간다 등과 함께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스라엘의 국가 승인 소식에 소말리아와 이집트, 튀르키예, 지부티 등 4개국 외무장관은 규탄 성명을 냈다. 이집트 외무장관은 소말리아, 튀르키예, 지부티 외무장관과 전화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발표는 지역 및 전 세계 수준에서 불안정을 조성하려는 네타냐후 정부의 또다른 불법적인 행동"이라며 "소말리아의 통일, 주권과 영토 보전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는 팽창주의 정책을 지속하고, 팔레스타인 국가의 승인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명백한 소말리아 내정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소말리아 서북부의 소말릴란드는 1991년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어떤 국가로부터도 국가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자체 화폐와 여권, 군대를 보유하고 소말리아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통치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1월 내륙국인 에티오피아와 20㎞에 달하는 홍해 해안을 임대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소말리아와 충돌하기도 했다. 소말릴란드는 MOU 체결 당시 에티오피아가 임차의 대가로 독립국 지위 인정에 나설 것이라고 했지만, 에티오피아는 현재까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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