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65%가 지방 관광, 지역 관광 거점 키우는 정책 변화 필요
부산만의 '유일한' 콘텐츠 늘리고, 첨단기술 활용해 관광 인프라도 강화
제20회 부산 불꽃축제 |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의 다음 목표는 외국인 관광객 500만명 시대다.
부산시는 2028년까지 3년 만에 60%가 넘는 성장을 이뤄내겠는 단기적 목표를 세웠다.
사실 세계적인 관광도시와 비교해볼 때 연 300만명은 시작에 불과하다.
일본의 제2 도시이자 항구도시로 부산과 닮은 점이 많은 오사카의 경우 2023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이 1천250만명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지방 도시인 바르셀로나는 인구 170만명의 도시이지만, 관광객은 무려 1천550만명이 몰려든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 국내 관광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 수도권 중심의 관광만으로는 일본처럼 관광 분야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 수학여행 통계조사 기준 따르면 일본의 경우 지난해 숙박 관광객 기준, 도쿄 등 수도권은 35%, 오사카·교토 등 간사이권은 28%, 기타 지역 약 37%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으로 고르게 분산돼있다.
특히 지방 도시의 외국인 숙박자 수 증가율은 48.9%로 도쿄, 오사카, 교토 3대 도시권 증가율(35%)보다 높아, 지역 관광거점 전략의 실효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해공항 APEC 환영 |
현재 우리 관광산업은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2천만을 넘어 3천만, 5천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지역 거점 조성이 필수라는 이야기다.
오창호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사실 관광객수 300만명은 '국제관광도시'로서는 적은 숫자로, 국제관광도시는 보통 1천만명을 넘을 때 국제관광 도시라고 말한다"면서 "부산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심화·특화된 관광 콘텐츠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경제력을 계속 키워 나가려면 관광 인프라의 혁신적인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가덕신공항을 조속하게 건립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관광 업계는 입을 모은다.
부산 수륙양용버스 시험 운항 |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293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6%(약 137만명)가 인천이나 다른 지역을 거쳐서 들어왔다.
항공권 가격만 봐도 상하이, 베이징,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오는 항공편이 인천행보다 비싼 상황이다.
직항노선이 많지 않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것이다.
한국의 관광 경쟁 상대인 동북아·동남아 도시를 보면 관광인프라 투자 규모도 매우 큰 상황이다.
오사카는 2030년까지 복합리조트 2곳을 오픈할 계획이고,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 확장에 80억 달러를 투입한다.
두바이는 48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국제공항을 짓고 있고, 아부다비는 '루브르 인 아부다비', '구겐하임 인 아부다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부산도 중장기적으로 대규모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오페라하우스 개관, 퐁피두 센터 유치, 황령산 전망대, 벡스코 3전시장 건립,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최고 수준의 문화·해양레저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수륙 양용 투어버스와 해상관광택시를 도입해 사계절 해양 관광을 선도하고, 낙동강 국가정원 지정, 금정산 연계 관광을 통해 생태·등산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영만요트경기장 |
오로지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확대도 필요하다.
K-컬처, 글로벌 협력을 바탕으로 부산을 글로벌 관광도시로 브랜딩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마이스, 의료, 웰니스, 워케이션과 같은 고부가가치 관광 분야도 전략적으로 더 키워야 한다.
경제의 '펀더맨탈'에 비유되는 관광산업의 '수용 태세' 강화는 필수적이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소비자 요구와 트렌드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고, 관광 산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관광이라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고 있다"면서 "AI 챗봇, 맞춤형 관광 추천, 다국어 통역 같은 첨단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부산콘서트홀 |
오창호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현재 무슬림 유학생과 관광객이 부산에 늘어나고 있지만, 무슬림 관광객을 수용하는 태세는 엉망"이라면서 "해운대에 할랄 음식점이 고작 2곳밖에 없는데 무슬림 관광객이 배고프면서 관광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유명 관광지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기도실을 만드는 등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원 부산컨벤션산업협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기술·가전 박람회 CES나 독일 뮌헨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처럼 수백만이 방문하는 대형 콘텐츠가 부산에도 갖춰야 한다"면서 "이런 행사가 계절마다 밑바탕을 깔아줘야 500만, 1천만 관광객이 유지되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지원이 있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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