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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0시를 기해 용산 대통령실의 봉황기가 내려지고, 동시에 청와대에 봉황기가 올라간다. '봉황기'는 대통령이 주로 업무를 보는 곳에 걸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올해 4월 4일, 용산 대통령실의 봉황기가 내려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즉, 대통령실 봉황기가 하기된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용산 대통령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의미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부터 청와대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지난 6월 4일 대통령 취임 후 첫 청와대 출근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2026년부터 새로운 공간에서 업무를 보게 됐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업무동인 여민관(1~3관), 외빈 맞이나 행사에 사용되는 영빈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대통령 관저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본관 대신 여민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전 과정부터 잡음이 많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청산'을 명분으로 청와대에서 업무를 '단 하루'도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는 새 집무실로 낙점된 것이 용산에 있는 국방부 청사였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이전 초기부터 수많은 논란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기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비용에 국방부와 경찰, 경호처 등의 연쇄 이동 비용까지 더해지며 예산 낭비란 지적이 이어졌다.
또 '왜 하필'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쓰겠다는 것인지,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인수위원회에서도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당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주장하던 모습만 남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전 초기에는 '열린' 대통령실을 표방하며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자주 가졌다. 하지만 정치적 악재가 계속되며 곤란한 질문이 나와서인지, 도어스테핑은 정부 출범 6개월만에 중단됐다. 기자실에서 대통령이 들어오는 현관이 보이지 않도록 벽도 생겨났다. '소통'이 아니라 '단절'의 현장이었다.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집무실 이전 명분도 사라졌다.
집무실 이전은 10·29 이태원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경찰 인력이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집중되면서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는 인파 운집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어서다. 거기다 이전 이유로 '무속'이 작용됐다는 논란에, 관저 공사 특혜 의혹도 있었다. 관저 역시 외교부 장관이 공관으로 쓰던 곳을 '뺏어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무속'과 '불통'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를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시킨 TF(태스크포스) 부팀장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었고, 군인이 많은 용산에서 매일 근무해서일까. 군과 밀착한 윤 전 대통령은 총으로 정국을 뒤엎으려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말한대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 결과가 비상계엄이라는 반헌법적 행태로 나타난 셈이다. 그렇게 '용산 대통령실'은 3년 7개월 만에, '용산 대통령실'을 처음 만든 자가 대통령직 파면을 당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 차원에서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는 '국가 정상화'의 상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청와대에 복귀함으로써 우격다짐 식으로 시작된 '용산 시대'와 정치적으로 단절하는 것이다.
청와대로 복귀한 이 대통령은 여민관 집무실에서 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이 대통령은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의 구조를 바꿔보라고 지시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어 대외용 행사나 큰 회의를 할 때 쓰고, 집무실은 여민관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의 사무실 역시 여민관에 있다.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가능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 여민관에서 업무를 봤다. 이는 청와대 본관과 참모들이 있는 여민관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구중궁궐 청와대' '불통' 이라는 지적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구중궁궐 청와대'라는 비판을 딛고, 청와대를 소통과 합리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지가 과제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할 전망이다. 강 실장은 인터뷰 영상에서 "회복과 정상화가 1단계였다면, 이제는 도약과 도전"이라며 "국민들이 생각하는 개혁과 구조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아마 신년사에 담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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