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장식된 2층 버스가 미국 뉴욕의 한 극장 앞에 서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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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케이팝데몬헌터스(이하 케데헌)’ 돌풍이 미국 내 K팝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앨범 판매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대중성과 스트리밍 분야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며 K팝이 미국 주류 문화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케데헌 이전의 K팝 그룹들이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판매하면서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었던 반면, 케데헌은 스트리밍을 통해 인기 확산을 견인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케데헌의 OST는 올해 미국에서만 33억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가요계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성공 사례로 꼽혔다. 특히 기존 K팝에 관심이 없던 일반 팬들까지 대거 흡수하며 K팝을 미국인들의 일상적인 의식 속으로 밀어 넣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파급력은 차트 성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케데헌 OST의 대표곡 ‘골든(Golden)’은 지난 24일까지 26주 연속 빌보드 ‘핫 100’ 차트를 지켰다. 특히 전 세계적인 캐럴 강세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24일 차트에서 11위를 기록하며 상위권 수성 능력을 과시했다.
그간 K팝은 거대한 팬덤을 바탕으로 한 앨범 판매력은 독보적이었으나, 미국 내 일반 대중의 인기를 가늠하는 스트리밍과 라디오 방송 점수(에어플레이)에서는 부침을 겪어왔다. 케데헌은 이 지점을 정면 돌파하며 K팝의 ‘대중적 관문’ 역할을 해냈다는 분석이다.
낯섦 지우고 친숙함 입혔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지난 6월 케데헌 공개 이후 K팝을 처음 듣게 된 사람들의 약 40%가 케데헌 사운드트랙을 통해 입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루미네이트 또한 케데헌 공개 후 미국 내 K팝 주간 스트리밍 횟수가 약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케데헌의 성공 비결로 ‘친숙함과 변주의 조화’를 꼽는다. 이혜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교수는 “기존 K팝의 멜로디와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인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언어적·음악적 장벽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재 케데헌의 모든 노래가 빌보드를 휩쓰는 상황에서 K팝 산업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관건”이라며, 이번 성공이 일회성을 넘어 K팝 산업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끌어낼 가능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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