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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울산 아파트 쓰레기 더미서 숨진 70대… 월남전 참전용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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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울산 아파트 화재로 숨진 70대
    20년간 홀로 살며 저장강박 의심 증세


    한국일보

    29일 울산 남구 달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 전날 발생한 화재로 숨진 A씨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가 쌓여 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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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남구 아파트에서 화재로 숨진 70대가 저장강박 증세가 있던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인 사실이 밝혀졌다.

    29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56분쯤 남구 달동의 아파트 7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70대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신원이 파악된 A씨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유공자로 매달 45만 원 상당의 보훈 수당을 받으며 20년 가까이 홀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A씨의 집 현관문을 열자 쓰레기가 성인 남성 키 높이만큼 쌓여 있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집 내부에는 생활 폐기물과 고물, 폐가전 등이 가득했다. 내부에 쌓인 쓰레기로 진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불은 발생 약 7시간 45분 만인 29일 오전 2시 40분쯤 완진됐다.

    이웃 주민 등에 따르면 A씨는 수년 전부터 집 안에 물건을 쌓아두는 저장강박 의심 증세가 있었다. 관리사무소 측이 경비를 들여 쓰레기를 치우고 도배와 장판까지 새로 해주기도 했으나 A씨는 계속해 쓰레기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지자체인 남구와 행정복지센터 측도 A씨에게 청소를 해주겠다고 했으나 A씨가 거절했다고 한다.

    불이 난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아파트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됐던 1996년 사용 승인을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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