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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교황’ 시대 연 베네딕토 16세… ‘전임’으로 더 오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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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2022년 12월 31일 95세

    조선일보

    교황 베네딕토 16세.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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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1927~2022)는 2005년 4월 19일부터 2013년 2월 28일까지 7년 10개월 10일간 재위(재임)했다. 스스로 교황 직에서 내려왔다. 86세 생일을 두 달 앞둔 2013년 2월 11일 라틴어로 작성한 성명을 통해 “하느님 앞에서 나의 양심에 묻기를 되풀이한 결과 고령으로 인해 교황으로서의 공식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종신직인 교황이 자진 사임한 것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이었다. 그레고리오 12세는 교황의 정통성을 둘러싼 알력 때문에 물러난 것이어서 ‘자진 사임’ 여부에 대해 이견이 있다. 그래서 1294년 첼레스티노 5세 이래 719년 만의 자진 사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조선일보

    베네딕토 16세 사임 발표. 2013년 2월 12일자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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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토 16세는 취임(즉위) 때부터 교황직에 오래 있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교황직 수락 연설에서 베네딕토 16세를 재위명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베네딕토 15세의 짧은 재위 기간(1914~1922)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베네딕토 15세는 1922년 선종할 때까지 7년 4개월 20일 재임했다.

    즉위 때부터 ‘과도기 교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당시 78세로 275년 만에 최고령 교황이었다. 재위 이전 2년 사이 뇌졸중을 겪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 2005년 4월 21일자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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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토 16세는 ‘가톨릭 정통 교리 수호’라는 보수 성향 신학을 견지했다. 사제 결혼, 여성의 사제 서품, 낙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동성애 및 인권 단체의 비판, 이슬람의 폭력성을 부각했다는 이유로 비난이 일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22년 12월 마지막 날 선종했다. ‘전임 교황’으로 지낸 기간이 9년 10개월로 현직으로 재위한 기간보다 길었다. 장례 미사는 2023년 1월 5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으로 열렸다. 이날 장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추기경 125명, 주교 200명, 성직자 3700명을 포함해 6만여 명이 바티칸을 찾았다.

    조선일보

    베네딕토 16세 선종. 2023년 1월 2일자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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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기사는 현직 교황이 전직 교황 장례 미사를 집전한 일에도 주목했다.

    “현직 교황이 전직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직접 집전한 것은 221년 만이다. 1802년 비오 7세 교황이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에 납치됐다가 선종한 전임 교황 비오 6세의 장례식을 집전한 이후 2000여 년 교회 역사상 전직 교황의 장례 미사를 현직 교황이 집전한 두 번째 사례다. 역대 교황의 장례 미사는 대부분 수석 추기경이 집전했지만, 베네딕토 16세의 경우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전·현직 교황이 공존할 수 있었다.”(2023년 1월 6일 자 A16면)

    조선일보

    영화 '두 교황' 리뷰. 2019년 12월 20일자 A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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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9년 10개월간 ‘두 교황’ 시대를 함께했다. 보수적 성향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 성향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비됐다. 두 교황이 오랜 시간 만나 긴 대화를 나눈다면 어떨까 상상해 만든 영화 ‘두 교황’은 사실적 묘사로 마치 다큐멘터리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베네딕토 16세, 조너선 프라이스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연기했다.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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