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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잘 키운 뱃속 미생물들이 암도 막아준다···조직 줄기세포와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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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소장 등 아우르는 위장관 전체에서

    다양한 대사산물 통해 각종 질병에 관여

    동일 산물이라도 상태 따라 암 유발하기도



    경향신문

    장내 미생물이 줄기세포와 상호작용하며 질병의 발생과 예방 등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위부터 대장까지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이 다양한 대사산물을 통해 줄기세포와 상호작용하며 암 예방과 발생 등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남기택 교수와 한양대 ERICA 바이오신약융합학부 정행등 교수 연구팀은 위와 소장, 대장을 아우르는 위장관 전체에서 장내 미생물과 조직 줄기세포 간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장내 미생물(Gut Microbes)’에 게재됐다.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위장관 내부에는 체내 미생물의 약 90%가 공생하며 거대한 생태계를 구성한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체계와 대사, 신경 기능 등을 조절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위장관 점막에 있는 줄기세포와의 상호작용으로 조직의 지속적인 재생 작용을 정교하게 조절한다. 다만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미생물이 풍부한 대장에 집중해온 경향이 있어 강한 산성 환경 때문에 미생물이 적은 위까지 포괄하는 통합적 기전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위장관 전체에서 미생물이 다양한 대사산물을 통해 줄기세포와 직접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조직 재생을 비롯해 암을 포함한 여러 질병의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장내 미생물과 줄기세포의 상호작용에선 미생물이 생성하는 단쇄지방산, 트립토판 유래 인돌, 숙식산, 2차 담즙산 등의 대사산물이 줄기세포에 전달되는 신호 물질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소장, 대장 등 부위별 상호작용 기전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결과도 나왔다. 위에서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부티레이트가 GPR43 수용체를 통해 위 주세포(예비 줄기세포)의 휴지기 상태를 유지시키고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해 암 발생을 막는 기전이 밝혀졌다. 소장과 대장에선 미생물 대사산물이 상피세포와 파네스세포, 면역세포 등 줄기세포 주변 환경을 조절해 간접적으로 줄기세포의 활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경로가 확인됐다. 또한 동일한 대사산물이라도 농도나 작용하는 세포의 상태에 따라 조직 재생을 돕거나 반대로 암을 유발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향후 미생물 기반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기준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남기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장관 내 미생물과 줄기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진했던 위 분야의 학문적 이해를 한 단계 넓힐 수 있었다”면서 “특히 위암과 대장암 등 소화기암 발생이 미생물 불균형, 특정 대사산물 신호 전달 이상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해 향후 유익균이나 미생물 유래 대사물질을 활용한 점막 재생 및 암 줄기세포 표적 치료 전략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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