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1 (목)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2억 받고 쿠팡 간 공무원들 "만나면 패가망신"…사망 노동자 계약서 위조 의혹 '수사 예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커지는 쿠팡 정관계 로비 의혹>
    산재 노동자 근로계약서 조작 수사 예고
    불법파견 근로감독, 야간노동 규제 시사
    쿠팡, 산재 은폐 의혹에 '모르쇠' 일관


    한국일보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1일 "(노동부 공무원들에게) 쿠팡으로 이직한 공무원과 접촉한다면 패가망신할 줄 알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쿠팡이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경찰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날 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노동부 관료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에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에 따르면 쿠팡은 노동부 출신 전직 관료들을 거액의 급여를 주고 영입했다. 5급과 6급 공무원 출신의 연봉은 각각 2억8,000만 원과 2억4,000만 원에 이르는데 이들이 쿠팡을 관리 감독해야 할 노동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전방위적 로비가 형성되고 있다"며 "(노동부 출신 쿠팡 임원들과) 전화 통화라도 절대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어야 쿠팡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지난 대선 바로 직전에 노동부 6개 청에서 골고루 5, 6급 하위직 공무원들을 영입해 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1차적으로 이들과 접촉했을 때는 패가망신할 줄 알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답했다.

    한국일보

    쿠팡이 2020년 11월 고(故) 장덕준씨 유족에게 제공한 근로계약서(왼쪽)와 2023년 법원에 제출한 근로계약서. 근로형태와 근로기간, 업무내용, 담당자 서명까지 모두 바뀌어 있어 근로계약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동자 사망했는데 달라진 근로계약서… 경찰 "사실관계 확인할 것"


    쿠팡이 산재 사망 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은 경찰이 수사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2020년 10월 12일 경북 칠곡군의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사한 27세 청년 장덕준씨의 근로계약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11월 4일 유족이 산재 신청을 위해 사측으로부터 받은 근로계약서에는 계약형태가 단시간 근로자(아르바이트), 근로일자는 10월 11일부터 12일까지, 담당업무는 입출고 및 기타관리자로 적혀 있다.

    하지만 2023년 12월 민사소송 당시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근로계약서에는 계약형태가 일용직, 근로일자는 10월 11일 하루로 바뀌어 있었고 담당업무에는 기존 계약서에 없던 상하차 업무가 추가됐다. 이에 쿠팡이 계약에 없던 일을 하다 과로사한 사실을 숨기고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 미지급 문제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해당 문제에 대해 "(사문서 위조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연관기사
    • 죽은 아들이 근로계약서를 다시 썼다?…쿠팡, 산재 사망자 서류 조작 의혹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820420004392)

    쿠팡의 불법파견 문제도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쿠팡 본사 직원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자회사 직원이 분류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며 "독립된 회사라면 배송노선도 각자 짜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사 직원과 CLS 직원이 뒤섞여 일하는 것은 불법파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장관은 "(불법파견의) 전형적 사례"라며 근로감독을 예고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쿠팡 야간노동 규제 대책 마련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야간노동 실태를 조사한 뒤 9월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해당 계획은) 일반적인 심야노동을 규제하는 것이고 쿠팡은 특수한 경우"라며 핀셋 규제를 시사했다.



    한편 쿠팡은 이날도 각종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쿠팡은 2020년 5월 27일 새벽, 수도권 물류센터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인천4센터 4층 화장실에서 40대 계약직 노동자 송모씨가 심장질환으로 숨지자 보험금과 허혈성심장질환 진단금 총 1억1,000만 원을 건넸다. 허혈성심장질환은 대표적 과로사 유형으로, 쿠팡이 거액의 보상금을 주고 유족 입막음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박대준 전 쿠팡 대표는 청문회에서 "알지 못한다"는 입장일 밝혔다.
    연관기사
    • 산재 아니라던 쿠팡, 유족에 건넨 수상한 1억1000만원…은폐 시도했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811000004305)

    헤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는 전날 열린 1일 차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야간노동이 주간노동보다 노동자에게 더 위험한 노동형태인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날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주일 동안 물류센터에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하자 "함께 배송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 내내 목소리를 높이거나 국회의 발언 중단 요구를 따르지 않아 논란이 됐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