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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5 (월)

    [사설] 9번째 사법시험 동기 발탁, 어디까지 갈 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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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신임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내정된 김성식 변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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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사법시험 동기(28회)인 김성식 법무법인 원 변호사를 내정했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회사가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을 때 예금자를 보호하는 곳이다. 국민의 금융 안전망을 책임지는 핵심 공공기관으로 꼽힌다. 그런데 김 내정자는 변호사로서 공정거래 분야의 소송을 주로 맡아왔을 뿐 금융권 경험은 없다고 한다. 경력도 전문성도 없는 사람을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내정했다.

    김 내정자가 기용된 건 그가 이 대통령 사법시험 동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7개월 동안 사법시험·연수원 동기 9명을 고위 공직에 임명했다. 이 중 상당수가 경력, 전문성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과 개인적 인연이 있거나 도움을 준 사람이라면 서슴없이 고위직에 임명하고 있다. 이 대통령 변호인단 출신 중 최소 14명이 정부 핵심 요직을 맡고 있다. 법제처장과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민정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도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다. 이 대통령은 민변 출신도 최소 13명을 고위직에 임명했다. 김호철 감사원장과 성평등 가족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등이다. 이 대통령도 민변에서 활동했었다.

    이 대통령과 인연으로 발탁된 사람들 중 벌써 도를 넘는 언행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대장동 사건과 위증 교사 1심을 변호한 조원철 법제처장은 2025년 10월 국회에서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 무죄”라고 했다. 법원 확정 판결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대해 공무원이 국회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민변 출신인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대통령 앞에서 방사청을 ‘처’로 승격시키고, 국방부 산하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옮겨 달라고 했다. 그 자리에 있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내부 토론도 해보지 않았고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황당한 일이다. 방사청장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직속 상관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언했을 것이다.

    해외에서도 대통령이 친구나 지인을 요직에 앉히곤 한다. 그러나 정도가 있다. 이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는 300명이다. 이 추세라면 임기 내에 수십 명이 고위직에 발탁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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